늦은 밤이 되어야 집중이 잘되고 자정이 훌쩍 지난 뒤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 있다. 이른바 ‘밤형 인간’이다. 단순한 생활 취향처럼 보이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활동하는 생활 패턴이 심혈관 건강과도 연관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늦게 자는 것 자체를 질병으로 볼 필요는 없으며, 수면 부족과 불규칙한 식사, 흡연 등 함께 나타나는 생활습관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심장협회가 2026년 1월 소개한 연구에서는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평균 57세 성인 30만 명 이상의 건강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잠들고 활동하는 시간대에 따라 아침형, 중간형, 저녁형으로 구분한 뒤 식습관과 운동, 흡연, 수면, 체중,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 등 심혈관 건강지표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자신을 뚜렷한 저녁형으로 평가한 사람은 중간형에 비해 전반적인 심혈관 건강 점수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79% 높았다.
장기간 추적 결과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저녁형 생활을 하는 사람은 약 14년의 추적 기간 동안 중간형에 비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 위험이 16% 높게 관찰됐다. 특히 여성에서 저녁형 생활과 낮은 심혈관 건강 점수 사이의 연관성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늦게 자는 행동 자체가 심혈관질환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진 역시 저녁형 생활자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난 흡연과 불충분한 수면, 좋지 않은 식습관 등이 위험 증가의 상당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몇 시에 잠드느냐’만이 아니다. 자신의 생체리듬과 실제 사회생활 시간이 계속 어긋나면서 수면시간이 부족해지고, 늦은 밤 야식이나 음주가 반복되며 다음 날 기상 시간이 들쭉날쭉해지는 생활이 이어지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미국심장협회도 건강한 수면을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주요 요소 가운데 하나로 포함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성인에게 하루 7∼9시간의 수면을 권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