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생활하는 고양이가 통통해지는 모습을 단순히 잘 먹고 건강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보호자가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일부 고양이의 경우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과체중이나 비만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먹는 양만 줄이는 관리보다 활동량과 생활환경, 체형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2026년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가정에서 생활하는 고양이 192마리를 대상으로 체형과 생활환경, 급여 방식, 보호자와의 관계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도메스틱 쇼트헤어 고양이는 야외 활동이 가능한 고양이보다 어린 나이부터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특히 한 살 무렵부터 이러한 차이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활동량도 중요한 변수였다. 보호자가 평소 활동량이 높다고 평가한 고양이는 과체중이나 비만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대로 실내에서 생활하면서 움직임이 적은 고양이는 섭취하는 에너지에 비해 소비하는 에너지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실내 생활 자체만을 비만의 단일 원인으로 볼 수는 없지만 생활공간과 활동 수준, 급여 습관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발표된 고양이 비만 관련 종합 연구에서도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태를 넘어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로 설명된다. 나이와 성별, 중성화 여부 같은 개체 특성과 함께 생활환경과 보호자의 급여 행동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비만 상태가 지속되면 인슐린 저항성이나 당뇨병, 관절 질환, 요로계 문제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연관될 수 있어 조기에 체형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고양이의 체중 증가를 보호자가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매일 함께 생활하다 보면 몸이 서서히 커지는 변화를 놓치기 쉽다. 숫자로 표시되는 체중만 보기보다 갈비뼈가 과도한 지방에 덮여 잘 만져지지 않는지, 위에서 보았을 때 허리선이 사라지지는 않았는지, 배 부분의 지방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는지 등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내 고양이라면 활동량을 자연스럽게 늘릴 환경도 필요하다. 하루 중 짧은 시간이라도 낚싯대 장난감이나 움직이는 장난감을 이용해 놀아주고, 캣타워나 높은 공간을 활용해 오르내리는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다. 사료를 한곳에 항상 두는 방식보다 고양이가 움직이며 먹이를 찾도록 환경을 구성하는 것도 활동량을 늘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고양이의 나이와 관절 상태, 기존 질환에 따라 적절한 운동 강도는 달라져야 한다.
사료 역시 눈대중으로 계속 채우기보다 하루 급여량을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간식이나 사람이 먹는 음식을 추가로 주고 있다면 이것도 하루 전체 섭취량에 포함해 생각해야 한다. 다만 이미 과체중인 고양이의 사료량을 보호자가 갑자기 크게 줄이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특히 고양이는 급격하게 굶거나 빠른 체중 감소가 진행될 경우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면 수의사와 목표 체중과 급여량을 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고양이 비만 관리 역시 정해진 급여와 운동, 지속적인 체중 관찰을 함께 적용하는 방식이 권고된다.
고양이가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해서 건강관리가 쉬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생활공간과 식사, 활동량 대부분을 보호자가 결정한다는 점에서 작은 습관의 영향이 커질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체중과 체형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놀이와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