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의 밋밋한 맛 때문에 물을 충분히 마시기 어려운 사람들은 레몬 조각이나 즙을 넣어 마시기도 한다. 상큼한 향과 맛이 더해지면 자연스럽게 물을 자주 찾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레몬물이 몸속 독소를 제거하거나 체지방을 빠르게 줄여준다는 기대까지 갖는다면 실제 근거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레몬물의 가장 현실적인 장점은 수분 섭취를 돕는다는 점이다. 평소 물을 잘 마시지 않는 사람이 레몬 향 덕분에 음수량을 늘린다면 체온 조절과 혈액순환, 노폐물 배출 등 정상적인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필요한 수분량은 체격과 활동량, 날씨, 식사 구성에 따라 달라 모든 사람이 같은 양을 억지로 채울 필요는 없다. 음식과 다른 음료를 통해 섭취하는 수분도 하루 총량에 포함된다.
레몬에는 비타민 C가 들어 있지만 레몬 몇 조각을 물에 넣는 것만으로 하루 영양을 충분히 보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일과 채소를 다양하게 섭취하지 않은 채 레몬물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균형 잡힌 식생활이 아니다. 레몬즙만 마시면 과육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도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다.
다이어트 효과도 과장되기 쉽다. 물을 마시는 습관이 당분이 많은 음료를 대신하고 식사량 조절에 도움을 준다면 체중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레몬 자체가 지방을 분해하거나 신진대사를 특별히 높인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메이요클리닉 역시 아침에 레몬물을 마시는 것이 수분 보충에는 도움이 되지만, 그 자체로 체중 감소를 일으킨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설명한다.
주의할 부분은 치아다. 레몬즙은 산성이 강해 치아 표면의 법랑질을 반복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 산성 음료를 하루 종일 조금씩 마시거나 입안에 오래 머금는 습관이 이어지면 치아가 시리거나 표면이 마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치과의사협회는 산성 음식과 음료를 자주 섭취하는 행동이 치아 침식 위험과 관련 있다고 안내한다.
레몬물을 마신 직후에는 산에 노출된 치아 표면이 일시적으로 약해질 수 있어 바로 강하게 양치하기보다 먼저 맹물로 입안을 헹구는 편이 좋다. 치아와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빨대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음료를 입안에서 굴리거나 오랫동안 나눠 마시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레몬즙을 진하게 넣기보다 물에 충분히 희석하고 한 번에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위식도역류질환이나 속쓰림이 있는 사람은 레몬물 섭취 후 불편이 심해질 수 있다. 공복에 마시면 속이 쓰리거나 신물이 올라오는 사람이 있다면 아침 건강 습관이라는 이유로 억지로 계속 마실 필요는 없다. 입안 염증과 구내염이 있을 때도 산성 성분이 통증을 자극할 수 있다.
설탕과 시럽, 꿀을 많이 넣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레몬물이라는 이름과 달리 당류와 열량이 높은 음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맛이 필요하다면 사용량을 줄이고, 평소에는 맹물이나 무가당 음료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좋다.
레몬물은 특별한 치료 음료가 아니라 물을 조금 더 맛있게 마시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맹물을 대신해 수분 섭취를 늘리는 데 활용할 수 있지만 체중 감량과 해독 효과를 과신해서는 안 된다. 충분히 희석하고 치아에 오래 닿지 않도록 마시며, 속쓰림이나 치아 시림이 나타난다면 섭취 방법과 빈도를 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