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 건강 애플리케이션이 단순한 기록 도구를 넘어 일상적인 활동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걸음 수를 눈으로 확인하고 움직일 시간을 알림으로 받는 기능이 평소 운동을 시작하기 어려웠던 사람에게 행동의 계기를 만들어준다는 분석이다.

미국심장협회가 소개한 연구진은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 14건을 종합 분석했다. 전체 참여자는 1057명으로 관상동맥질환과 심부전,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병력 등이 있는 환자들이 포함됐다. 스마트폰 앱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집단은 일반적인 관리만 받은 집단보다 하루 평균 약 1100보를 더 걸었고,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도 하루 약 4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활동량을 늘린 핵심은 복잡한 기술보다 자신의 움직임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연구에 포함된 디지털 프로그램은 개인별 걸음 수 목표와 운동 알림, 진행 상황 피드백, 건강 교육, 상담과 보상 기능 등을 활용했다. 오늘 걸은 양이 화면에 표시되면 부족한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저녁 산책이나 계단 이용처럼 작은 행동을 추가하기 쉬워진다.

다만 스마트워치를 착용했다고 심폐체력이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분석에서는 최대산소섭취량이나 보행 가능 거리의 뚜렷한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다. 증가한 활동이 장기간 유지되는지, 실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재발과 사망 위험을 낮추는지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기기의 숫자는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참고자료이지 진단 결과나 운동 효과 그 자체는 아니다.

걸음 수 목표도 다른 사람의 기록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가 없다. 평소 하루 3000보를 걷던 사람이 갑자기 1만 보를 채우려 하면 무릎과 발목 통증, 과도한 피로로 중단할 가능성이 커진다. 먼저 일주일 정도 평소 걸음 수를 확인한 뒤 하루 500보에서 1000보 정도를 추가하고, 몸이 적응하면 천천히 늘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출퇴근길에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거나 점심 식사 뒤 건물 주변을 돌고, 통화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는 습관도 활동량을 늘릴 수 있다. 걸음 수만 채우기보다 빠르게 걷기와 가벼운 근력운동을 함께해야 심장과 근육, 균형 능력을 고르게 관리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에게 주당 중강도 신체활동 150분 이상을 권고하면서 적은 양의 움직임도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설명한다.

기기의 측정값을 지나치게 신뢰하는 태도도 피해야 한다. 손목 움직임과 보행 형태, 착용 위치에 따라 걸음 수와 심박수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심박수 알림이 한 번 나타났다고 질환을 단정하거나 정상 표시가 나온다는 이유로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심혈관질환자나 운동을 오랫동안 쉬었던 사람은 의료진과 안전한 강도를 상의한 뒤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운동 중 가슴이 조이거나 식은땀이 나고, 심한 어지럼증과 비정상적인 숨참이 나타나면 즉시 멈추고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스마트워치의 가장 유용한 기능은 건강을 대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도록 알려주는 데 있다. 완벽한 숫자를 채우는 데 집착하기보다 어제보다 조금 더 걷고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한 번 더 끊는 데 활용해야 한다. 기록을 행동으로 연결할 때 디지털 기기는 비로소 건강한 생활을 돕는 도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