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와 물, 식품 포장재를 통해 인체에 들어올 수 있는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심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근경색 환자의 심장혈관을 흐르는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더 자주 발견됐다는 내용으로, 생활환경 속 플라스틱 노출과 흡연, 대기오염을 함께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심장학회가 지난 7월 15일 공개한 연구에는 이탈리아 의료기관에서 관상동맥 검사를 받은 환자 61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과 말초혈관에서 혈액을 채취해 미세·나노플라스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84%에서 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만성 허혈성심장질환 환자는 40%, 관상동맥이 정상인 비교군은 32%였다. 가장 흔하게 발견된 물질은 포장재와 생활용품에 널리 쓰이는 폴리에틸렌이었다.

심근경색 환자에게서는 검출된 플라스틱의 종류도 상대적으로 다양했다. 플라스틱 입자 수치가 높은 사람은 염증 반응과 관련된 일부 지표도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장기간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환자와 흡연자에게서 미세플라스틱이 더 자주 확인됐으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혈액에서 입자가 검출될 가능성이 약 6배 높았다. 연구진은 담배 연기와 오염된 공기를 통해 작은 입자가 폐로 들어온 뒤 혈류에 유입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번 결과만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심근경색을 직접 일으킨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참여자가 61명으로 많지 않고, 질환이 발생하기 전부터 플라스틱 노출량을 추적한 연구도 아니다. 심근경색 환자는 흡연과 대기오염, 만성 염증 등 여러 위험요인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 있어 플라스틱의 독립적인 영향을 구분하려면 더 큰 규모의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완전히 피할 수 있는 방법이나 인체 내 입자를 제거하는 검증된 치료법은 없다. 생활 속에서는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를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장시간 담아두지 않고, 전자레인지 사용이 허용되지 않은 용기는 가열하지 않는 기본수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오래되거나 손상된 플라스틱 조리도구는 교체하고, 포장식품에만 의존하기보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식사의 비중을 높이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실천이 심근경색 위험을 직접 낮춘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보다 근거가 분명한 심혈관 보호 방법은 금연과 대기오염 노출 감소다. 세계보건기구는 모든 형태의 담배가 심장질환과 뇌졸중을 포함한 전신 건강에 해롭고 안전한 노출 수준은 없다고 강조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실외에서 격한 운동을 줄이고 창문을 오래 열어두기보다 대기질이 나아진 시간에 환기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플라스틱 입자에 대한 불안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해독식품이나 보충제를 찾을 필요는 없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금연과 규칙적인 활동, 균형 잡힌 식사를 이어가는 것이 현재로서는 심혈관질환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생활전략이다. 미세플라스틱 연구는 새로운 위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공포보다 이미 알려진 위험요인을 먼저 관리하는 태도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