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딴생각을 하시네요. 방금 제가 여쭤본 것도 못 들으셨죠?” 회의 도중 동료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는 30대 직장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작 본인은 그 순간에도 귀 안쪽에서 가느다란 삐- 소리가 이어지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하루 이틀 스치고 지나갈 소음이겠거니 넘겼던 그 소리가 몇 주째 이어진다면, 그때부터는 이명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홍제·서대문 지역에서 이명으로 진료를 고민할 때도, 막상 궁금한 것은 원인보다 따로 있습니다. 바로 지금 이 상태가 검사가 필요한 수준인가라는 물음입니다. 느낌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검사가 실제로 무엇을 재고 그 수치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이명, 어디서부터 검사가 필요한 소리일까요

이명이라는 이름은 익숙해도, 정확한 정의부터 짚어두면 이후 검사 결과를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이명을 실제로 외부에서 나는 소리가 없음에도 머리나 귀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증상으로 정의하며, 청력저하를 이명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으로 설명합니다.[1]

이렇게 정의된 증상의 원인을 확인하는 첫 단계는 청력 상태를 객관적인 수치로 옮기는 순음청력검사(Pure Tone Audiometry)입니다. 방음이 된 검사실에서 헤드폰을 낀 채 250Hz부터 8,000Hz까지 여러 주파수의 소리를 차례로 들려주고, 각 주파수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의 크기를 dB HL(데시벨 청력레벨)이라는 단위로 기록합니다. 검사 대역을 8,000Hz까지 넓게 잡는 이유는, 사람의 말소리가 주로 500~4,000Hz에 몰려 있는 반면 소음이나 노화로 인한 청력 저하는 그보다 높은 고음역에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측정한 값을 주파수별로 이어 그린 그래프가 청력도입니다. 0~25dB HL이면 정상 청력 범위로 분류하고, 26~40dB HL은 경도, 41~55dB HL은 중등도, 56dB HL 이상이면 중고도 이상의 난청으로 나눕니다. 이명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청력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특정 주파수대에서만 역치가 올라가 있다면 그 대역이 이명과 맞닿아 있을 가능성을 짚어보게 됩니다.

검사는 대체로 다음 순서로 진행됩니다.

  1. 방음부스에 들어가 헤드폰을 착용합니다.
  2. 검사자가 한쪽 귀부터 낮은 음에서 높은 음 순서로 소리를 들려줍니다.
  3. 소리가 들리는 순간 손에 쥔 버튼을 누르거나 손을 들어 반응합니다.
  4. 반대쪽 귀도 같은 방식으로 검사하며, 전체 과정은 보통 15~20분 정도 걸립니다.

검사자는 부스 밖에서 소리 종류와 순서를 조절하며 반응을 하나씩 기록해 나갑니다.

방음부스에서 순음청력검사를 받는 모습
방음부스에서 순음청력검사를 받는 모습

귀 안의 문제만은 아닌, 이명이 반복되는 이유

청력저하가 이명의 핵심 원인이라는 점은 앞서 살펴본 정의에도 나타나 있습니다. 다만 이명이 반복되거나 오래가는 데는 청력 문제 외에 다른 요인이 함께 겹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귀지가 고막을 막아 소리가 왜곡되는 경우, 큰 소음에 오래 노출된 뒤 나타나는 경우, 특정 약물을 복용한 뒤 생기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더해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처럼 심리적·신체적 컨디션도 이명의 강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병원을 찾는 인원도 결코 적지 않습니다.

「하이닥」(2025.01) 보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상 2018~2022년 매년 약 30만~35만명이 이명으로 병원을 찾았으며, 이명은 심리적 요인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

생활 습관과 컨디션에 따라 이명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며, 원인이 뚜렷하게 잡히지 않을 때는 이명 자체의 특징을 수치로 옮기는 이명도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환자가 들었던 소리와 비슷한 주파수와 크기의 기준음을 골라내는 방식으로, 이명의 음높이(Hz)와 크기(dB SL)를 기록합니다.

컨디션 난조가 심했던 주간에 이명이 커졌다고 말하는 경우의 검사 결과를 비교해보면, 청력 자체는 큰 변화가 없는데도 이명만 두드러지는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청각 기관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스트레스 반응이 소리를 더 크게 인식하게 만드는 쪽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명도검사는 기계가 아니라 환자 자신의 비교와 판단에 의존하는 만큼, 같은 이명이라도 검사 당일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치료와 관리,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검사로 청력과 이명의 특징이 확인되면 그에 맞춰 관리 방법을 정합니다. 대표적인 선택지를 견주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관리 방법적합한 상황특징
생활 관리·경과 관찰이명이 가볍고 일상 지장이 적은 경우수면, 소음 노출, 카페인 섭취 같은 습관부터 점검합니다
소리치료(백색소음 등)조용한 환경에서 이명이 유독 크게 느껴지는 경우배경음으로 이명과의 대비를 줄여 상대적 크기를 낮춥니다
이명재훈련치료(TRT)이명으로 인한 불편감이 크고 오래 이어진 경우소리치료와 상담을 병행하며 보통 수개월 이상 이어집니다

이명재훈련치료는 초반에는 2~4주 간격으로 상담을 진행하다가 점차 간격을 늘려가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이명재훈련치료를 받은 환자 60명을 분석한 연구(2002, 대한이비인후과학회지)에서 48명(80%)이 4개 주관적 지표 중 2개 이상에서 이명 호전을 보였고, 이명불편척도(THI)와 이명 크기·괴로움 점수가 치료 후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3]

치료 효과가 한 번에 나타나기보다 시간을 두고 서서히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처음 몇 주는 큰 변화가 없어도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명 자체의 크기보다 일상 속 불편감이 크지 않다면, 생활 습관 조정과 정기적인 청력 확인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불편감이 크고 수면까지 방해받는 상태라면 소리치료나 이명재훈련치료처럼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을 함께 병행하게 됩니다.

이명을 둘러싼 흔한 착각 몇 가지

이명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큰 병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지나치게 걱정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이명을 경험한다는 결과가 있을 만큼 이명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PLoS One」에 발표된 연구(2015, 국민건강영양조사 2010~2012, 성인 19,290명 대상)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이명 유병률은 20.7%였고, 이명 환자 중 69.2%는 불편이 없었으며 27.9%는 중등도, 3.0%는 심한 불편을 호소했습니다.[4]

물론 이 수치를 “이명이 있어도 다 괜찮다”는 뜻으로 넘겨짚어서도 안 됩니다. 상당수는 중등도 이상의 불편을 겪는 만큼, 소리의 유무보다 그로 인한 불편감의 정도를 스스로 가늠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명 소리가 크게 들릴수록 상태가 더 심각하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명도검사에서 재는 소리 크기(dB SL)와, 그 소리가 얼마나 힘든지를 나타내는 이명불편척도(THI) 점수는 서로 다른 지표입니다. 실제로 검사해보면 이명 소리 자체는 작게 측정되는데도 THI 점수가 높게 나오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소리는 꽤 크게 측정돼도 일상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야만 생기는 증상이라고 여기는 경우도 많지만, 큰 소리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젊은 층에서도 이명은 흔하게 나타납니다. 이어폰으로 큰 음량을 오래 듣는 습관이 있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청력과 이명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검사를 미루면 안 되는 순간

이명 대부분은 급하게 응급실을 찾을 상황은 아니지만, 다음 몇 가지 신호가 겹친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 이명이 2주 넘게 계속되고 강도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 한쪽 귀에서만 소리가 들리거나 그쪽 청력이 함께 떨어진 것 같습니다
  •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나 균형감 이상이 이명과 함께 나타납니다
  • 이명 때문에 잠들기 어렵거나 낮 동안 집중하기 힘들 정도로 일상에 지장이 있습니다

특히 한쪽 귀에서만 나타나는 이명과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가 함께 온다면 청각신경 쪽 문제까지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검사를 서두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검사에서 청력 저하가 함께 확인되면, 보청기로 부족한 소리를 채워주는 것이 이명을 상대적으로 덜 도드라지게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되어 함께 안내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명 자체보다 이명이 얼마나 힘든지를 수치로 옮기는 설문도 함께 활용됩니다. 이명불편척도(THI) 25개 문항에 답하면 0점에서 100점 사이의 점수가 나오며, 점수가 낮을수록 지장이 적고 높을수록 일상이 흔들리는 상태로 해석합니다. 대략 20점 안팎이면 경미한 수준, 60점을 넘어서면 상당한 불편이 있는 것으로 보고, 80점 이상이면 적극적인 상담과 치료를 고려하는 기준점이 됩니다.

검사 결과를 함께 살펴보는 진료 상담
검사 결과를 함께 살펴보는 진료 상담

검사 결과를 받아 든 뒤에는 청력도와 이명도검사 수치를 함께 놓고 지금 상태가 어느 구간에 있는지, 무엇을 먼저 시도할지 상담을 통해 정하게 됩니다.

이명은 소리 자체의 크기보다 그로 인한 불편감을 기준으로 살펴보는 접근이 검사와 상담 전반에서 함께 쓰입니다. 홍제·서대문 지역에서 이명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홍제성모이비인후과(이비인후과)가 있으며, 위치는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 413, 3층 302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