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디프테리아 유행이 이어지면서 해외여행자의 예방접종 확인이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26년 6월 아이티와 차드, 기니, 니제르, 나이지리아, 말리, 모리타니, 소말리아 등에서 디프테리아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며 여행보건 공지를 발표했다.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은 여행 전에 디프테리아 예방접종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디프테리아는 독소를 만들어내는 디프테리아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주로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에서 나온 비말, 호흡기 분비물과의 밀접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피부 상처에 균이 감염되면서 발생하는 피부 디프테리아도 있다. 백신 접종률이 낮거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는 한 명의 환자를 시작으로 지역사회 유행이 이어질 수 있다.

초기 증상은 인후통과 발열, 몸살, 목의 림프절 부종처럼 일반적인 상기도 감염과 비슷하게 시작할 수 있다. 이후 목과 편도 주변에 회백색의 두꺼운 막이 형성될 수 있으며, 이 막이 기도를 막으면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목 주변이 심하게 붓고 숨쉬기 어렵거나 침을 삼키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

디프테리아가 위험한 이유는 세균이 만드는 독소 때문이다. 독소가 혈액을 통해 퍼지면 심장근육 손상과 부정맥, 신경계 이상, 신장 기능 저하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증상이 비교적 가볍게 시작되더라도 상태가 빠르게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항독소 치료, 항생제 투여가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는 디프테리아를 심각한 세균 감염으로 설명하며, 호흡기에 붙은 독소가 정상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안내한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예방접종 공백과 의료체계 불안정이 유행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1월 초까지 아프리카 지역에서 의심 환자 2만412건과 사망 1252건이 보고됐다. 여러 국가에서 장기간 유행이 지속되면서 정기 예방접종과 추가 접종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여행자는 출국 전 자신이 디프테리아 백신을 언제 맞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영유아 시기 DTaP 백신을 여러 차례 접종하고, 이후 연령에 따라 Tdap 또는 Td 백신으로 추가 접종한다. 성인이 된 뒤에도 면역 효과가 평생 유지되는 것은 아니므로 마지막 접종 후 오랜 시간이 지났다면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 정확한 접종 여부가 기억나지 않는다면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하거나 의료기관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출발 직전에 접종 여부를 확인하면 일정에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 백신 접종 후 면역이 형성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다른 여행 백신과 함께 계획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티나 아프리카 유행 국가 방문을 준비한다면 여행 몇 주 전부터 예방접종 기록과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현지에서는 기본적인 호흡기 위생을 지켜야 한다. 기침하거나 인후통이 있는 사람과의 밀접 접촉을 피하고, 컵과 식기, 수건 같은 개인 물품을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람이 밀집된 장소에서는 손 위생을 철저히 하고, 의료기관이나 보건시설을 방문할 때는 현지 안내를 따라야 한다. 피부 상처가 있다면 깨끗하게 씻고 덮어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귀국 후에도 증상 관찰이 필요하다. 여행 뒤 발열과 심한 인후통, 목 부종, 삼킴 곤란, 호흡곤란이 나타난다면 최근 방문 국가와 접종력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디프테리아가 의심되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고 의료기관에 먼저 연락한 뒤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감염자는 항생제 치료를 받아도 일정 기간 전파 가능성이 남을 수 있어 보건당국의 격리와 접촉자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디프테리아는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예방접종률이 낮아지면 다시 유행할 수 있는 질환이다. 아이티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을 방문하는 여행자는 자신의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추가 접종 상담을 받아야 한다. 여행 후 인후통과 목 부종이 심하게 나타난다면 단순 감기로만 넘기지 말고 여행 이력을 먼저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