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준비할 때는 항공권과 숙소만큼 감염병 정보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열대·아열대 지역으로 떠나는 여행자는 모기 매개 감염병에 주의해야 한다. 뎅기열, 지카바이러스와 함께 치쿤구니야도 대표적인 모기 매개 질환으로 꼽힌다. 이름은 다소 낯설지만, 감염되면 갑작스러운 고열과 심한 관절통이 나타날 수 있어 여행 전 예방수칙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26년 6월 4일 기준 치쿤구니야 여행보건 공지가 내려진 지역으로 볼리비아의 산타크루스·코차밤바 지역, 프랑스령 기아나, 모리셔스, 마요트, 세이셸, 수리남 등을 안내했다. CDC는 해당 지역에서 치쿤구니야 유행이 있으며, 여행자는 모기 물림을 막고 필요 시 백신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여름 휴가나 장기 체류를 준비하는 여행자에게 목적지별 감염병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치쿤구니야는 감염된 모기에 물리면서 전파되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사람 간 일상 접촉으로 쉽게 퍼지는 질환은 아니지만, 감염자가 모기에 물리고 그 모기가 다시 다른 사람을 물면 지역사회 전파가 이어질 수 있다. 치쿤구니야를 옮기는 모기는 낮에도 활동할 수 있어 밤에만 조심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도시, 휴양지, 숲과 해안 지역 모두에서 모기 노출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은 보통 갑작스럽게 시작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과 관절통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치쿤구니야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갑작스러운 발열과 관절통을 들고, 근육통, 두통, 메스꺼움, 피로, 발진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관절통은 며칠 안에 좋아지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수개월 이상 이어질 수 있어 여행 중 잠깐 앓고 끝나는 질환으로만 보기 어렵다.

치쿤구니야는 뎅기열이나 지카바이러스 감염과 증상이 겹칠 수 있다. 모두 모기에 의해 전파될 수 있고 발열, 근육통, 발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 후 열이 나고 몸살처럼 아픈 경우 단순 감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방문 지역과 모기 물림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심한 관절통이 동반되거나 발진이 생기면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최근 여행지와 체류 기간을 먼저 알려야 한다.

고령자와 신생아, 만성질환자는 더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환자는 회복되지만, 일부에서는 관절통이 오래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다. 당뇨병, 심혈관질환, 면역저하 상태가 있는 사람은 해외여행 전 감염병 위험을 더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임신부도 모기 매개 감염병이 유행하는 지역을 방문할 때는 여행 필요성과 예방수칙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예방의 핵심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긴소매와 긴바지를 착용하고, 노출된 피부에는 허가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놀이를 한 뒤에는 기피제 효과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사용법에 따라 다시 바르는 것이 좋다. 숙소는 방충망과 냉방이 잘되는 곳을 선택하고, 창문과 문을 오래 열어두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모기는 고인 물에서 번식한다. 여행지에서는 숙소 주변 화분 받침, 양동이, 배수구, 버려진 컵, 타이어, 장난감 등에 물이 고여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짧은 여행에서는 주변 환경을 완전히 관리하기 어렵지만, 머무는 숙소 안팎의 작은 물 고임을 줄이고 모기가 많은 시간대와 장소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노출을 낮출 수 있다.

CDC는 세이셸 치쿤구니야 여행보건 공지에서 모기 물림을 막기 위해 기피제 사용, 긴소매와 긴바지 착용, 냉방 또는 방충망이 있는 숙소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치쿤구니야 유행 지역을 방문하는 여행자에게 백신 접종이 권고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백신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방식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여행 지역과 나이, 건강 상태, 체류 기간에 따라 의료진과 상담해 결정해야 한다.

여행 중 발열이 생기면 해열제 선택도 조심해야 한다. 치쿤구니야는 뎅기열과 증상이 비슷해 초기에는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뎅기열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진통소염제를 임의로 복용하면 출혈 위험과 관련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현지 의료진이나 여행의학 전문가의 안내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도 중요하지만, 고열이 지속되거나 심한 관절통과 발진이 동반되면 진료가 필요하다.

귀국 후에도 증상을 살펴야 한다. 여행 중 모기에 물린 뒤 바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귀국 후 며칠이 지나 열과 관절통, 발진이 생길 수 있다. 이때 의료기관에 방문하면 최근 방문한 국가, 도시, 체류 기간, 모기 물림 여부를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해외 감염병은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여행 이력이 진단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치쿤구니야는 낯선 이름 때문에 먼 나라의 감염병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해외여행과 사람 이동이 늘어난 지금은 여행자가 알아둬야 할 현실적인 건강정보다. 볼리비아, 세이셸, 모리셔스, 수리남 등 유행 공지가 나온 지역을 방문한다면 출국 전 목적지 상황을 확인하고 모기 예방 준비를 해야 한다. 작은 모기 한 마리를 피하는 습관이 여행 후 긴 관절통과 불편을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예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