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나 취업 준비, 영상 시청과 게임 등으로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는 청년층이 많다. 부족한 수면은 집중력과 기분에만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건강한 젊은 사람도 수면시간에 따라 다음 날 혈당 변동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와 COPSAC 연구진은 건강한 18세 청년 206명을 대상으로 수면과 혈당의 관계를 조사했다. 참여자들은 2주 동안 손목형 활동측정기를 착용해 수면시간과 움직임을 기록했고,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용해 하루 동안 혈당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확인했다. 분석에는 수면과 혈당 자료가 동시에 확보된 2245일분의 기록이 사용됐다.

연구 결과 잠을 더 오래 잔 다음 날에는 혈당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급격한 혈당 상승도 적게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이 관계가 한 방향으로만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낮 동안 혈당 변동이 적었던 참여자는 그날 밤 더 오래 자는 경향을 보였다. 수면이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낮 동안의 대사 상태도 다음 수면과 연결될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혈당은 식사 후 자연스럽게 오르내리지만 변동 폭이 지나치게 크고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대사 과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지금까지 수면과 혈당의 관계를 다룬 연구는 주로 중년층이나 당뇨병 위험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특별한 질환이 없는 18세 청년에게서도 수면과 혈당의 연관성이 관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잠을 오래 잔 날에는 아침과 오전의 혈당이 소폭 높게 나타나는 현상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잠에서 깨어날 무렵 분비되는 코르티솔 등 호르몬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오전 혈당이 약간 높아지는 현상이 이후 단 음식에 대한 욕구와 혈당 변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도 언급됐지만, 정확한 기전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결과만으로 수면을 늘리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참여자가 덴마크의 건강한 18세 청년으로 제한됐고 관찰 기간도 2주에 불과하다. 무엇을 언제 먹었는지, 신체활동과 스트레스가 어땠는지 등 다른 생활요인도 혈당과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진 역시 인과관계와 정확한 작동 원리를 확인하려면 장기간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생활 속에서는 취침시간만 억지로 앞당기기보다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을 줄이고, 늦은 밤 카페인 음료와 과식을 피하는 편이 좋다. 주말에 잠을 몰아서 자기보다 평일과 주말의 수면시간 차이를 줄여 일정한 리듬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다.

권장 수면시간은 연령에 따라 다르다. 청소년은 하루 8~10시간, 성인은 일반적으로 7시간 이상의 수면이 권고된다. 다만 충분히 잤는데도 낮 동안 심하게 졸리거나, 자주 깨고 코골이와 호흡 중단이 반복된다면 수면시간보다 수면의 질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젊고 건강하다는 이유로 수면 부족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와 호르몬, 대사 기능이 다음 날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늦은 밤 화면을 보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일정한 수면 리듬을 유지하는 습관이 장기적인 혈당 건강을 지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