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하거나 퇴근 뒤 소파에 오래 앉아 있는 생활이 익숙하다면 운동 시간만큼 앉아 있는 방식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최근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서는 같은 좌식시간이라도 중간에 자주 끊어 움직인 사람보다 30분 이상 연속해서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에게서 암 발생과 암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단순히 하루 총 좌식시간만 계산하기보다 얼마나 오래 움직임 없이 이어졌는지가 건강에 중요한 변수일 수 있다는 의미다.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슨에 7월 2일 발표된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 참여자 9만1292명의 손목 활동측정기 자료를 분석하고 건강 상태를 약 12년간 추적했다. 연구진은 앉거나 기대어 있는 상태가 30분 이상 이어지고 그 시간의 90% 이상이 움직임 없이 유지된 경우를 장시간 좌식으로 분류했다. 나이와 흡연, 음주, 식습관, 기존 질환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한 결과 장시간 좌식이 하루 1시간 늘어날 때 암 사망 위험은 약 9% 높게 관찰됐다. 전체 암과 비만 관련 암, 제2형 당뇨병 관련 암 발생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앉아 있는 시간을 신체활동으로 바꾼 경우에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장시간 좌식 1시간을 가벼운 활동으로 대체했을 때 암 사망 위험은 12% 낮았고, 30분을 중강도 활동으로 바꾸면 8%, 5분을 고강도 활동으로 바꾸면 22% 낮게 관찰됐다. 여기서 가벼운 활동은 집 안을 걷거나 정리하고 설거지하는 정도의 움직임을 포함한다. 반드시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이 아니더라도 오래 앉아 있는 흐름을 끊는 행동 자체가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결과가 30분마다 반드시 특정 시간만큼 걸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연구는 참여자의 생활을 통제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관찰연구이므로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암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 없다. 활동측정기도 일주일 동안만 착용했으며 영국 바이오뱅크 참여자가 전체 인구를 완전히 대표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장시간 좌식이 혈당 조절 저하와 만성 염증, 혈관 기능 저하와 연관될 수 있다는 기존 연구를 고려하면 생활 속 움직임을 늘릴 이유는 충분하다.
실천 방법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전화 통화를 할 때 일어서고,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다녀오는 동선을 일부러 만들며, 회의가 길어지면 잠시 자세를 바꾸는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 집에서는 영상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일어나 가볍게 걷고, 가까운 거리는 차량 대신 걸어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한 번에 긴 운동을 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짧은 움직임을 여러 차례 나누는 방법이 오히려 지속하기 쉽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150분 이상의 중강도 신체활동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활동을 권고하면서, 적은 양의 움직임도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한다.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노력은 정규 운동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실천해야 할 생활습관이다. 무릎과 허리 통증이 있거나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다면 무리하게 강도를 높이지 말고 자신의 상태에 맞는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
건강을 지키는 움직임은 헬스장 안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업무 중 잠깐 일어서고, 집 안에서 몇 걸음 더 걷고, 오래 이어지는 좌식시간을 자주 끊는 작은 습관이 하루 전체의 활동 패턴을 바꾼다.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나머지 시간을 계속 앉아 보내기보다 몸이 굳기 전에 움직이는 생활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건강관리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