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야외활동이 늘어나면 모기 물림은 흔한 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경기 북부, 인천, 강원 일부 지역처럼 말라리아 발생이 보고되는 지역을 다녀온 뒤 오한과 고열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감기몸살로만 넘기기 어렵습니다. 말라리아는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열성질환으로, 초기에 알아차리기 쉽지 않아 진단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사람 간 일상 접촉으로 전파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감염된 얼룩날개모기류가 사람을 물면서 원충이 몸속으로 들어가고, 이후 간과 혈액 단계를 거치며 증상이 나타납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주로 삼일열 말라리아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열대열 말라리아와 달리 진행 양상은 다를 수 있지만, 치료를 미루면 증상이 반복되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대표 증상은 오한, 고열, 발한입니다. 처음에는 몸살처럼 으슬으슬 춥고 머리가 아프며 근육통과 피로감이 생깁니다. 이후 열이 오르고 땀이 나면서 잠시 괜찮아지는 듯한 양상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구역감, 구토,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해열제만 먹고 버티는 경우가 있지만, 모기 노출 지역 방문력이 있다면 반드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특히 말라리아 유행지역에 거주하거나 군 복무, 캠핑, 낚시, 농작업, 야간 야외활동을 한 뒤 발열이 생겼다면 의료기관 방문 시 해당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발열 자체만 보면 독감, 코로나19, 장염, 다른 감염질환과 구분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언제 모기에 물렸는지, 열이 어떤 주기로 반복되는지 설명하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이뤄집니다. 혈액 도말검사로 말라리아 원충을 확인하거나 신속진단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 번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도 증상과 노출력이 강하면 의료진 판단에 따라 추가 확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는 말라리아 종류와 감염 지역,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는 혈액 내 원충을 제거하는 치료와 재발을 줄이기 위한 치료가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어 처방받은 기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신부, 영유아, 고령자, 면역저하자, 해외 말라리아 위험지역 방문자는 더 신중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예방의 핵심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입니다. 해 질 무렵부터 새벽까지 모기 활동이 많아질 수 있어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착용하고, 노출 피부에는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방충망을 점검하고 야외 취침 시 모기장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풀숲이나 물가 주변에서 오래 머무는 경우에는 귀가 후 몸에 물린 자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말라리아는 낯선 해외 감염병만이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매년 환자가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여름철 반복되는 오한과 고열은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모기 물림 후 감기몸살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지역 노출력을 떠올리고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빠른 확인과 치료가 말라리아의 재발과 전파 위험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