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밤에는 에어컨을 켜지 않고 잠들기 어려운 날이 많다. 실내 온도를 낮추면 잠들기는 편해지지만, 아침마다 목이 칼칼하고 코가 마르거나 입안이 바싹 마른 느낌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차가운 바람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냉방 과정에서 실내 습도가 지나치게 낮아졌는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와 목 안쪽의 점막은 적절한 수분을 유지해야 외부의 먼지와 자극물질을 걸러내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실내 공기가 너무 건조하면 점막 표면의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목의 따가움과 코막힘, 마른기침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잠을 자는 동안 입으로 숨을 쉬는 사람은 아침에 증상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
여름철에는 습도가 높다는 이유로 실내 건조를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에어컨은 공기를 차갑게 만드는 과정에서 수분도 함께 제거하기 때문에 장시간 냉방을 유지하면 실내 습도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장마철에는 냉방을 하더라도 습도가 높은 상태가 이어질 수 있어 온도와 습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침실 습도는 지나치게 낮거나 높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실내 상대습도는 약 40~60% 범위가 생활하기 편안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습도가 너무 낮으면 코와 목,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고, 지나치게 높으면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가습기를 사용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습도를 높이기 위해 밤새 강하게 틀어두면 벽과 창가에 결로가 생길 수 있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가습기 안에서는 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다. 물은 매일 갈고 내부를 정기적으로 세척하며, 침대 바로 옆에서 얼굴 방향으로 직접 분사하지 않는 편이 좋다.
에어컨 바람의 방향도 중요하다. 찬 바람이 얼굴과 목에 직접 닿으면 점막이 쉽게 마르고 근육이 긴장할 수 있다. 바람은 천장이나 벽 쪽으로 보내 실내 전체가 천천히 식도록 조절하고, 취침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풍량을 낮추거나 수면 모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 짧은 환기도 도움이 된다. 하루 종일 문을 닫고 냉방한 공간에는 이산화탄소와 생활 먼지, 조리 냄새 등이 쌓일 수 있다. 외부 미세먼지와 온도가 심하지 않은 시간대에는 잠들기 전 창문을 잠시 열어 공기를 바꾸고 이후 냉방을 시작하면 실내 환경을 보다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
목이 마르다고 잠들기 직전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밤중에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면 수면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낮 동안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취침 전에는 갈증을 해소할 정도로만 마시는 편이 좋다. 아침에 일어난 뒤 물 한 잔을 마시는 것도 밤새 건조해진 입과 목을 촉촉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코막힘과 입 호흡, 심한 코골이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실내 건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알레르기비염과 비중격 문제, 수면무호흡증 등이 있으면 입을 벌리고 자는 시간이 길어져 아침 구강건조와 목 통증이 반복될 수 있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습도 조절을 해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름철 숙면을 위해서는 실내를 무조건 차갑게 만드는 것보다 온도와 습도, 바람 방향을 함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마다 목이 마르고 코가 따갑다면 물 한 잔만 찾기보다 침실 환경부터 점검하는 습관이 보다 편안한 수면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