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발을 시원하게 드러내는 샌들과 슬리퍼를 자주 신게 된다. 땀이 차지 않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뇨병 환자에게는 발 노출이 예상보다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발바닥에 작은 상처가 생기거나, 샌들 끈에 피부가 쓸리거나, 뜨거운 바닥에 화상을 입어도 감각이 둔해져 바로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 환자의 발 상처는 단순한 피부 문제가 아니라 감염과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건강 신호다.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면 말초신경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발끝이 저리거나 화끈거리고, 감각이 둔해지거나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는 변화가 나타난다. 문제는 통증이 줄어드는 것이 좋아진 신호가 아니라 위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거나 작은 유리 조각, 돌, 신발 속 이물질에 찔려도 알아차리지 못하면 상처가 커질 수 있다.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으면 상처 회복도 늦어질 수 있다. 혈액순환이 좋지 않고 면역 반응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작은 상처가 쉽게 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 처음에는 발가락 사이가 살짝 짓무르거나 뒤꿈치가 갈라진 정도로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붓고 고름이 생기고 통증과 열감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당뇨발 궤양으로 진행해 장기간 치료가 필요해질 수 있다.

여름철에는 발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더 많아진다. 땀이 늘면 발가락 사이가 습해지고, 무좀이나 세균 감염이 생기기 쉽다. 슬리퍼와 샌들은 발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해 발등과 발가락이 쉽게 긁히거나 쓸릴 수 있다. 해변이나 수영장, 캠핑장에서는 맨발로 걷는 일이 많아지는데, 당뇨 환자에게는 뜨거운 모래, 날카로운 조개껍데기, 작은 돌, 미끄러운 바닥이 모두 상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뜨거운 아스팔트나 데크 위를 맨발로 걷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감각이 떨어진 발은 화상을 입고도 바로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잠깐이라 괜찮겠지”라고 생각한 짧은 노출도 물집과 피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 환자는 실내외를 막론하고 발바닥을 보호하는 신발을 신는 습관이 필요하다.

샌들을 신어야 한다면 발을 단단히 잡아주고 피부를 심하게 쓸지 않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발가락 사이에 끈이 들어가는 형태나 바닥이 너무 얇은 슬리퍼는 오래 걸을 때 피부 자극을 만들 수 있다. 새 신발은 처음부터 장시간 신지 말고 짧은 시간 착용해 쓸림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신발 안에 모래나 작은 돌이 들어가지 않았는지 자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발을 확인하는 습관은 당뇨발 관리의 핵심이다. 발등, 발바닥, 발뒤꿈치, 발가락 사이, 발톱 주변을 살펴보고 붉어진 부위, 물집, 갈라짐, 굳은살, 상처, 진물, 색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허리를 숙이기 어렵다면 거울을 이용하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발을 씻은 뒤에는 발가락 사이까지 잘 말려야 하고, 피부가 건조하면 보습제를 바르되 발가락 사이에는 과하게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발톱 관리도 조심해야 한다. 발톱을 너무 짧게 자르거나 모서리를 깊게 파면 상처와 내성발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야가 좋지 않거나 손이 떨리고, 이미 발 감각이 떨어져 있다면 무리해서 스스로 발톱을 정리하기보다 의료진이나 전문적인 발 관리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굳은살이나 티눈도 칼이나 손톱깎이로 직접 도려내면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진료가 필요한 신호는 분명하다. 발 상처가 며칠이 지나도 낫지 않거나, 붉은 기운이 번지고, 열감과 부종이 생기거나, 고름과 냄새가 나면 빨리 확인해야 한다. 발 색이 창백하거나 푸르게 변하고, 통증이 심해지거나 반대로 감각이 더 둔해지는 변화도 주의해야 한다. 발열이나 오한이 동반되면 감염이 전신으로 번질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당뇨 환자의 발 관리는 여름에 더 중요해진다. 시원함만 생각하고 맨발이나 얇은 슬리퍼를 선택하면 작은 상처를 놓치기 쉽다. 발은 매일 보는 곳 같지만, 실제로는 가장 늦게 발견되는 상처가 생기기 쉬운 부위다. 혈당 관리와 함께 발을 씻고, 말리고, 살피고, 보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당뇨발은 큰 상처에서 갑자기 시작되지 않는다. 작은 물집, 발가락 사이 짓무름, 샌들 끈에 쓸린 자국, 발톱 옆 상처처럼 사소한 변화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여름철 발 건강은 신발 선택과 매일 관찰에서 시작된다. 당뇨 환자라면 발이 시원한지보다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