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가을까지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등산, 캠핑, 성묘, 텃밭 작업, 농작업처럼 풀숲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작은 진드기에 물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이름이 낯설지만 국내에서도 매년 환자가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고령층과 기저질환자에게는 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SFTS 바이러스를 가진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입니다. 참진드기는 주로 풀밭, 산길, 잡목림, 무덤 주변, 농경지 등에 서식합니다. 진드기에 물렸다고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니지만,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에 물린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고열과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잠복기는 보통 며칠에서 2주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외활동 후 2주 이내에 38도 이상의 고열, 오한, 근육통, 심한 피로감, 식욕 저하가 생기고 오심, 구토, 설사, 복통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 몸살이나 장염으로만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환자는 혈소판과 백혈구가 감소하고, 중증으로 진행하면 다발성 장기부전이나 신경계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SFTS에 현재 예방백신과 특효 치료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치료는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와 전신 상태 관리가 중심이 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예방입니다. 산이나 풀밭에 갈 때는 반소매와 반바지보다 긴 옷을 입고, 바지는 양말 안으로 넣어 피부 노출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밝은색 옷을 입으면 진드기가 붙었을 때 발견하기 쉽습니다.

야외활동 중에는 풀밭에 바로 앉거나 눕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돗자리를 사용했다면 사용 후 털어내고 햇볕에 말리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농작업이나 벌초를 할 때는 장갑과 작업복을 착용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피제를 사용했다고 완전히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므로 옷차림과 활동 후 확인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야외활동을 마친 뒤에는 옷을 바로 세탁하고 샤워하면서 몸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귀 뒤, 목덜미, 겨드랑이, 허리, 사타구니, 무릎 뒤처럼 피부가 접히는 부위는 진드기가 붙어 있어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진드기가 피부에 붙어 있다면 손으로 무리하게 잡아떼기보다 의료기관에서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억지로 떼는 과정에서 일부가 피부에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SFTS는 감기, 몸살, 장염처럼 시작될 수 있어 초기에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풀숲이나 농작업 등 노출 이력이 있고 이후 고열과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진료 시 반드시 야외활동 여부를 알려야 합니다. 의료진에게 노출력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진단과 치료 방향을 잡는 데 중요합니다.

진드기는 작지만 그 위험은 작지 않습니다. 야외활동을 피할 필요는 없지만, 활동 전 옷차림을 준비하고 활동 후 몸을 확인하는 습관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SFTS 관리는 치료보다 예방이 핵심입니다. 풀밭을 다녀온 뒤 몸살과 장염 같은 증상이 이어진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빠르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