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손선풍기는 가장 흔한 휴대용 냉방용품이 됐다. 지하철, 버스정류장, 사무실, 야외 행사장 어디서나 얼굴 가까이 바람을 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짧은 시간 더위를 식히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코가 자주 마르고 따갑거나 코 안이 당기는 사람이라면 사용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손선풍기에서 나오는 지속적인 바람이 코 점막의 수분 증발을 빠르게 만들어 비강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코 안쪽 점막은 외부 공기를 데우고 습도를 조절하며 먼지와 자극 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이 점막이 촉촉해야 숨을 들이마실 때 불편감이 적고, 코 안의 작은 혈관도 안정적으로 보호된다. 하지만 바람이 얼굴과 코 주변에 계속 닿으면 점막 표면의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면서 건조감이 커질 수 있다. 에어컨이 켜진 실내처럼 이미 공기가 건조한 환경에서 손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이러한 변화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

비강건조증이 심해지면 코 안이 따갑고 간질거리며, 코딱지가 자주 생기고 숨쉴 때 답답한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는 코막힘으로 오해해 코를 세게 풀거나 자주 만지는데, 이 과정에서 점막이 더 손상되기도 한다. 코 안쪽 혈관은 매우 얇고 예민해 건조해진 상태에서 작은 자극만 받아도 코피가 날 수 있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이 있거나 코 안이 예민한 사람, 수분 섭취가 부족한 사람은 같은 바람에도 불편감이 더 쉽게 생길 수 있다.

손선풍기가 직접 질환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핵심은 사용 시간과 방향이다. 얼굴 정면, 특히 코와 입을 향해 가까운 거리에서 계속 바람을 쐬면 점막 건조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선풍기 날개나 주변 공기 중의 먼지, 꽃가루, 미세한 입자가 함께 움직이면 재채기, 콧물, 코막힘 같은 증상도 자극될 수 있다. 더위를 피하려다 오히려 코 안의 방어막을 약하게 만드는 셈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선풍기를 얼굴에 바짝 대기보다 목 아래나 몸 주변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연속 사용은 피하고, 에어컨이 강한 실내에서는 물을 자주 마시며 실내 습도를 지나치게 낮추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코 안이 마를 때는 무리하게 파내거나 세게 풀기보다 생리식염수 스프레이처럼 점막을 부드럽게 적셔주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코피가 반복되거나 통증, 악취, 딱지가 심하다면 단순 건조로만 넘기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손선풍기는 여름철 유용한 도구지만, 바람이 시원하다고 해서 코 점막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 코가 자주 마르고 따갑다면 사용을 중단하기보다 방향과 거리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시원함을 얻는 동시에 코 안의 수분을 지키는 습관이 여름철 호흡기 불편을 줄이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