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기가 시작되고 한 달쯤 지나면 학교 알림장에 「시력검사 재검 요망」이라는 문구가 적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 TV를 바짝 붙어서 보거나 책을 눈앞까지 당겨 읽던 습관을 그저 버릇으로만 여겨온 부모라면 이 문구 앞에서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장위동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 소아근시라는 단어가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소아근시는 안구의 앞뒤 길이(안축장)가 성장 과정에서 예상보다 길게 늘어나면서 망막보다 앞쪽에 초점이 맺히는 굴절 이상을 말합니다. 성인이 된 뒤 시작되는 근시와 달리 안구가 계속 자라는 시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진행 속도와 최종 도수 모두에 영향을 크게 받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라면 소아근시를 더 눈여겨봐야 합니다
부모 중 한쪽이라도 근시가 있는 경우, 책이나 태블릿을 30cm 이내로 가까이 보는 습관이 굳어진 경우, 만 7세 이전에 이미 안경 처방을 받은 경우는 자녀의 시력 변화를 특히 자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됩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7년)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5~18세 소아·청소년의 근시 유병률은 65.4%, 고도근시는 6.9%였으며, 나이가 한 살 많을수록 근시 위험이 1.27배, 부모가 근시인 경우 1.84배 높았습니다.[1]
특히 부모 근시가 있으면 자녀의 근시 위험이 1.84배 높아진다는 점은 가족력이 있는 가정에서 정기 검진 주기를 앞당겨야 하는 근거가 됩니다.
근시가 유독 초등학교 시기에 빠르게 진행되는 이유
안구는 태어난 뒤에도 초등학교 시기까지 계속 자라며, 근거리 작업 시간이 길고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짧을수록 안축장이 더 빠르게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기의 유병률 변화 폭은 관련 보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메디컬월드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민건강영양조사(7기, 2016~2017년) 기준 근시 유병률은 5세 약 15%에서 13세에는 76%까지 급증했고, 고도근시 비율도 11세 6.8%에서 16세 이후 약 20%로 높아졌습니다.[2]
5세부터 13세 사이는 초등학교 입학부터 졸업까지의 구간과 거의 겹치는데, 이 시기가 바로 근시 진행을 얼마나 억제하느냐가 이후 시력의 방향을 좌우하는 구간이라는 점이 이 통계에서 드러납니다.
연령대별로 달라지는 소아근시의 흐름과 관리 우선순위
근시는 한 시점에서 정지해 있는 상태가 아니라 나이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는 변화 과정입니다. 미취학 시기부터 성인 이후까지 각 구간마다 관리의 초점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연령대
시기별 특징
관리 우선순위
미취학~초등 저학년(5~7세)
조기에 근시가 시작되면 안축장이 늘어나는 기간이 길어져 고도근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짐
6개월~1년 간격 굴절검사로 시작 시점 확인
초등 고학년~중학생(10~13세)
유병률이 급격히 늘어나는 구간으로 근시 진행 속도가 가장 가파름
저농도 아트로핀, 야외활동 확대 등 진행 억제 관리의 핵심 시기
고등학생~20대 초반
안구 성장이 마무리되며 진행 속도는 둔화되지만 이미 형성된 도수는 유지됨
정기 안저검사로 망막 상태 점검
성인·중장년 이후
젊어서 고도근시였던 경우 망막이 얇아지며 합병증 위험이 커짐
시야 이상 증상 시 즉시 안저검사
메타분석(2020, Haarman 등, 인구기반 연구 8건)에서 근시황반변성 발생 오즈비는 경도근시 13.57배, 중등도근시 72.74배, 고도근시 845.08배로 근시 정도가 심할수록 급격히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3]
이 수치는 성인이 된 뒤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소아기에 형성된 고도근시가 수십 년 뒤 성인기 망막 건강까지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아근시 관리는 지금 당장의 도수뿐 아니라 이후의 삶까지 염두에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기적인 시력검사는 소아근시를 조기에 발견하는 첫걸음입니다.
집에서 먼저 확인해보는 아이의 시력 신호
검사실에 가기 전, 가정에서도 몇 가지 행동을 관찰하면 시력 변화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TV나 칠판을 볼 때 눈을 가늘게 뜨거나 찡그린다
책이나 스마트폰 화면을 얼굴에 가까이 대고 본다
밝은 곳에서도 자주 눈을 비비거나 깜빡인다
학교 시력검사에서 재검 통보를 받은 적이 있다
부모 중 한쪽 이상이 근시 또는 고도근시다
위 항목 중 두 가지 이상 해당한다면 학교 정기검진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안과에서 정확한 굴절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진행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안과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소아근시 진단과 관리 단계
문진 — 근거리 작업 시간, 야외활동 시간, 가족력을 확인합니다
나안시력 및 조절마비 굴절검사 — 조절마비 점안액을 넣고 30~40분을 기다린 뒤 정확한 굴절도수를 측정합니다
안축장 측정 — 안구 길이를 수치로 기록해 이후 추적관찰의 기준점으로 삼습니다
안저검사 — 망막 상태와 근시성 변화 여부를 확인합니다
결과에 따른 관리 방법 결정 — 경과관찰, 저농도 아트로핀, 특수렌즈 등 중 선택합니다
조절마비 굴절검사는 점안 후 30~40분의 대기 시간이 필요해, 검사 자체보다 대기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진다고 이야기하는 보호자가 많습니다. 이 시간 동안 동공이 커지면서 빛에 예민해지므로 검사 당일에는 선글라스를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ATOM2 연구(Chia 등, 2012, 6~12세 400명 대상 2년 관찰)에서 근시 진행 억제 효과는 0.5% 아트로핀 -0.30D, 0.1% -0.38D, 0.01% -0.49D로 농도가 높을수록 컸으나, 점안 중단 후 재진행은 0.01%군이 -0.28D로 가장 적어 저농도일수록 효과가 더 오래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4]
이 결과는 농도가 높을수록 억제 효과 자체는 크지만 중단 후 되돌아오는 정도도 함께 커진다는 점을 시사하며, 어떤 농도로 시작할지는 아이의 연령과 진행 속도를 함께 고려해 정합니다.
조절마비 굴절검사와 안축장 측정은 근시 진행 정도를 확인하는 핵심 검사입니다.
관리법 비교와 상황별 선택
근시 진행을 늦추는 방법에는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 근시 진행 억제용 특수 안경·콘택트렌즈, 야외활동 시간 확대 등이 있으며 각각 작동 방식과 부담이 다릅니다. 이미 매년 -1.00D 이상 빠르게 진행 중인 아이라면 저농도 아트로핀이나 특수 콘택트렌즈 병행이, 아직 경도근시 초기 단계이고 어린 연령이라면 하루 2시간 안팎의 야외활동을 늘리는 생활 관리가 우선적으로 맞습니다.
다만 어떤 방법도 이미 늘어난 안구 길이를 되돌리거나 근시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합니다. 개인에 따라 반응 차이가 크고 진행이 예상보다 느리거나 오히려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3~6개월 간격의 추적 관찰이 함께 필요합니다.
자녀 근시를 둘러싼 학부모들의 궁금증
소아근시는 성장기 내내 지켜봐야 하는 변화인 만큼, 학기 초 시력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받았거나 자녀의 시력 변화가 걱정된다면 정확한 굴절검사와 안축장 측정을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장위동 지역에서 소아근시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연세아이빛안과의원(안과)이 있으며, 서울 노원구 화랑로 325 우현빌딩 1층(석계역 1·6호선 1번 출구 앞, 1시간 무료주차)에 위치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안경을 쓰면 근시가 더 나빠진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처방된 도수보다 낮게 맞춘 안경을 오래 쓰면 초점이 흐릿한 상태를 계속 애써 보려 하면서 오히려 진행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처방받은 도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안구 성장 관리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Q. 저농도 아트로핀은 몇 살부터 시작할 수 있나요?
관련 연구는 6~12세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실제 진료에서도 만 6~7세 이후 매일 밤 1회 점안을 시작해 최소 1~2년 이상 도수 변화를 지켜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근시 억제용 콘택트렌즈만으로 진행을 완전히 멈출 수 있나요?
진행 속도를 절반 정도로 줄이는 사례가 보고되지만 완전히 멈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연간 -1.00D씩 진행하던 아이가 -0.50D 안팎으로 늦춰지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현실적인 기대치입니다.
Q. 야외활동이 근시 예방에 정말 도움이 되나요?
햇빛 아래에서 보내는 시간이 근시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관찰 결과가 여러 차례 보고돼 왔습니다. 하루 2시간 정도의 야외활동을 목표로 권하는 안과가 많습니다.
Q. 근시 진행은 언제쯤 멈추나요?
안구 성장이 대체로 마무리되는 10대 후반부터 진행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개인차가 있어 20대 초반까지 소폭 변화가 이어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