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돌보는 가정이 늘면서 사료와 간식 선택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자연식, 생식, 고단백 식단을 선호하는 보호자도 적지 않지만, 최근 해외 감염 사례는 익히지 않은 동물성 식품이 반려동물 건강에 예상보다 큰 위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고양이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 있어, 단순한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감염병 관리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최근 반려묘와 접촉한 사람에게서 조류인플루엔자 H5N1 노출을 시사하는 혈청학적 근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사례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월 사이 발생한 고양이 집단 감염 조사 과정에서 보고됐다. 당시 여러 가정의 고양이들이 익히지 않은 동물성 식품을 섭취한 뒤 감염됐고, 일부는 폐사하거나 안락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감염이 확인된 바이러스는 최근 미국 내 젖소와 가금류, 일부 사람 감염 사례와도 관련된 계통으로 보고됐다.
이번 사례가 주목되는 이유는 반려동물의 감염이 보호자나 동물 관련 종사자에게도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까지 반려묘를 통한 사람 감염이 일반적으로 쉽게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조사 대상자 중 혈청학적 양성이 확인된 사람은 제한적이었고, 해당 인물도 증상이 없었으며 PCR 검사에서는 음성이었다. 그럼에도 반려동물이 감염병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보호자에게 중요한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고양이에게 조류인플루엔자가 의심될 때 나타날 수 있는 신호는 식욕 저하, 무기력, 발열, 호흡기 증상, 눈곱이나 결막 증상, 신경 이상 등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다른 감염성 질환이나 일반적인 컨디션 저하와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평소와 달리 숨을 힘들게 쉬거나, 갑자기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고개를 가누지 못하는 등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된다면 단순 감기처럼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보호자가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은 반려묘에게 익히지 않은 육류, 날달걀, 비살균 유제품, 출처가 불분명한 생식 제품을 먹이지 않는 것이다. 특히 야생 조류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식재료나 검증되지 않은 생식 간식은 피하는 편이 좋다. 조리된 식품이라도 반려동물에게 적합하지 않은 양념이나 지방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사람 음식을 임의로 나누어 주는 습관도 줄여야 한다.
외출 고양이나 마당을 자유롭게 오가는 고양이는 야생 조류 사체, 배설물, 오염된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조류 폐사체를 발견했을 때 반려동물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호자 역시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반려묘가 외부에서 돌아온 뒤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거나 식욕이 떨어진다면 식이 이력과 외부 노출 가능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반려동물 건강관리는 좋은 사료를 고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감염병이 확산되는 시기에는 무엇을 먹였는지, 어디를 다녀왔는지, 어떤 동물과 접촉했는지가 모두 중요한 정보가 된다. 생식이 자연스럽고 건강하다는 인식만으로 선택하기보다는, 감염 위험과 위생 관리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 이번 해외 사례는 반려묘의 식단 관리가 곧 가정의 감염관리와 연결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