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차거나 기침이 오래간다면 대부분 "운동을 안 해서", "나이 들어서"라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그런 증상 뒤에는 실제로 폐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숨어 있을 수 있다. 폐는 간처럼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장기 중 하나로, 기능이 30~40% 이상 손상될 때까지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괜찮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폐기능 검사는 말 그대로 폐가 숨을 얼마나 잘 쉬고, 공기를 얼마나 잘 내보내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스파이로메트리(spirometry)’로, 폐활량과 1초간 강제 호기량(FEV1)을 측정해 기도의 협착 여부와 폐 기능 저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흡연자, 고령자, 천식이나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폐기능 검사는 단순한 '검진 항목'이 아니다. 조기에 이상을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한 질환도, 증상이 진행된 뒤에는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만성 질환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COPD다. 이 질환은 폐포가 파괴되고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평생 숨이 차고 가래가 끼는 상태가 지속되며, 조기 발견 없이 방치하면 결국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는 생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천식 환자 중 상당수는 증상이 없는 시기에도 기도 염증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폐기능 검사를 통해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약물 복용 조절을 해야 한다. 단순 감기로 알고 있던 증상이 사실은 천식의 재발이거나, 알레르기성 폐질환일 수도 있다. 폐기능 검사는 이런 숨겨진 질환을 조기에 드러내는 유일한 창구다.
폐기능 검사는 특별히 아프지 않고, 몇 분 안에 끝나는 간단한 검사지만, 그 안에는 생명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담겨 있다. 특히 건강검진에서 폐 기능 수치가 낮게 나왔다면, 다시 정밀 검사를 통해 진짜 문제가 폐인지, 기도인지, 폐혈관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