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잘 먹고 활발하던 반려견이 갑자기 웅크린 자세를 취하며 구토를 반복한다면 단순 체한 것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최근 동물병원 진료 현장에서는 명절이나 행사 이후 고지방 음식을 섭취한 뒤 급성 췌장염으로 내원하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보호자가 음식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채 증상을 지켜보다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췌장은 소화 효소와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과도한 지방 섭취나 특정 약물, 비만 등이 겹치면 췌장 내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분비된 소화 효소가 췌장 조직을 자극해 통증과 구토, 설사로 이어진다. 대한수의사회는 반복되는 구토와 복부 통증을 췌장염의 주요 경고 신호로 제시하고 있다.
임상적으로는 식욕 부진과 무기력, 복부를 만질 때 통증 반응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설사와 탈수를 함께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위장염과 유사해 보호자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췌장염은 방치될 경우 전신 염증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최근 동물병원에서는 혈액 검사와 영상 검사를 통해 비교적 신속하게 상태를 평가하고 있다. 급성 췌장염의 경우 입원 치료와 수액 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증상이 호전된 이후에도 저지방 식단과 체중 관리가 병행돼야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 역시 반려동물의 급성 소화기 질환을 예방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