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감기·비염으로 코를 푸는 일이 잦아지는 시기엔 “코 푸는 습관”이 의외의 위험을 만들 수 있다. 코를 세게 잘못 풀면 고막에 손상이 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고막은 머리뼈 속 깊은 곳에 있고 쉽게 손상되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코와 귀 사이를 연결하는 구조 때문에 생각보다 작은 압력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코를 과하게 풀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비정상적인 압력 상승이다. 코 안쪽은 이관(유스타키오관)을 통해 중이(귀 안쪽 공간)와 연결되어 있다. 평소에는 이관이 닫혀 있다가 삼키거나 하품할 때 잠시 열리며 귀 안과 바깥의 압력을 맞춘다. 그런데 양쪽 콧구멍을 꽉 막은 채 강하게 코를 풀면 공기가 앞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일부가 뒤쪽으로 밀려 중이강으로 압력이 전달된다. 이때 순간 압력이 급격히 올라가면 고막이 바깥에서 안으로 밀리거나 반대로 당겨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압력 손상이 반복되면 고막이 미세하게 찢어지거나, 중이 점막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귀가 ‘먹먹하게’ 느껴지거나, 삑 하는 이명,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가 생긴다면 이미 귀 내부 압력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다. 드물지만 매우 강한 압력이 전달되면 고막 천공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이 경우 통증·청력 저하·삼출액이 나타나 진료가 필요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코 속 분비물이 중이 쪽으로 역류할 가능성이다. 감기나 비염으로 점액이 많을 때 코를 지나치게 세게 풀면 분비물이 이관을 통해 중이에 유입되면서 이관염·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다. 아이들이 코를 세게 풀다가 중이염이 생기는 사례가 많은 이유가 바로 이 구조적 취약성 때문이다. 성인도 코막힘이 심해 압력이 높아지면 같은 위험에 노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