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보호자라면 한 번쯤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같은 증상으로 두 곳의 병원을 방문했는데, 진료비가 배 이상 차이 나는 상황. 일부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지만, 일부는 여전히 기준이 모호하다.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제각각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현행 수의료 제도에서는 진료비 표준화가 의무가 아니다. 사람의 의료 체계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각 병원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수의사는 장비, 인력, 시설, 진료 시간, 케어 방식 등을 고려해 자체 기준으로 비용을 책정한다. 이러한 구조는 병원 간 경쟁과 전문성 차이를 반영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보호자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부담’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진료비의 차이는 단순히 ‘비싸다’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 과정의 구성과 서비스 품질에서도 비롯된다. 예를 들어 같은 초음파 검사라도 사용하는 장비의 해상도, 판독의 전문성, 추가 상담 여부에 따라 비용이 다를 수 있다. 또 일부 병원은 예방 중심의 종합 진료를, 다른 곳은 단기 처치를 중심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진료비 책정 방식 자체가 다르게 설계된다. 여기에 임상경험이 많은 수의사의 직접 진료 여부, 병원의 위치와 임대료, 인건비 등도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보호자 입장에서 이 정보를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데 있다. 동물병원 진료비에는 의무적으로 고시된 표준이 없고, 공개 기준도 병원마다 다르다. 최근에는 한국소비자원과 대한수의사회가 협력해 ‘진료항목별 평균비용’을 조사·공개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제 진료비 편차는 크다. 특히 응급 진료, 수술, 입원 같은 고비용 항목은 수백만 원대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