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반려견의 분리불안은 단순한 버릇이 아니라 심리적 불안에서 비롯된 행동장애다. 보호자가 외출하려는 순간부터 짖거나 울고, 현관문 앞에서 발을 긁거나 가구를 물어뜯는 등의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집 안에서는 침을 흘리거나 배변 실수를 하고, 보호자가 돌아오면 과도한 흥분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행동은 ‘외로움’의 문제가 아니라 불안을 통제하지 못하는 일종의 정서적 반응이다.
국내 수의 행동의학 전문가들은 최근 분리불안의 핵심 원인을 ‘시간’이 아니라 ‘리듬’에서 찾고 있다. 보호자의 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거나, 하루 일과가 불규칙할수록 반려견은 불안정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 반려견은 사람보다 훨씬 예측에 의존해 살아가는 동물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식사하고 산책하며 잠자리에 드는 반복적 패턴이 안정감을 만든다. 이런 루틴이 무너지면 언제 보호자가 나갈지, 언제 돌아올지 예측하지 못해 불안이 극대화된다. 특히 주중과 주말의 생활 차이가 크거나 갑작스러운 외출이 잦은 가정에서 분리불안이 흔히 발생한다.
최근에는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해 반려견의 분리불안이 오히려 더 심해지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하루 종일 곁에 있던 보호자가 어느 날 갑자기 외출하면 반려견은 이전보다 더 큰 혼란을 느낀다. 보호자가 늘 곁에 있는 환경이 지속되면, 잠시의 부재조차 견디지 못하는 의존적 성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점진적 거리두기 훈련’이 효과적이다. 짧은 시간 동안 다른 방에 머무는 연습부터 시작해, 반려견이 혼자 있는 상황에 점차 익숙해지도록 돕는다. 혼자 있을 때 울거나 짖지 않으면 조용히 칭찬과 간식을 주어 긍정적 경험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