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의 그 말 한마디, 난청을 다시 보게 되는 순간
저녁 식사 자리에서 손주가 "할아버지, 왜 제 말을 자꾸 못 들으세요?"라고 물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 가족이 있습니다. 당사자는 평소와 다름없다고 느끼지만, 주변 사람이 먼저 변화를 알아차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천에서 지내는 중년, 노년층이라면 누구나 이런 장면을 한 번쯤 마주할 수 있습니다. 난청은 소리가 작아지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대화의 흐름과 관계를 조용히 바꿔놓는 변화입니다. 이 글에서는 난청이 왜 서서히 진행되는지, 그리고 어떤 신호 앞에서는 지체 없이 확인이 필요한지를 정리합니다.
나이와 소음, 내이를 함께 깎아내는 두 가지 요인
난청은 진행 속도에 따라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며 내이가 서서히 퇴화해 나타나는 경우와, 소음이나 질환, 외상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노인성 난청은 내이의 노화로 나타나며, 달팽이관 속 신경세포 감소와 뇌의 정보 처리 속도 저하가 함께 작용해 고음부터 청력이 떨어지기 시작해 점차 일상 대화까지 영향이 번지는 것으로 설명됩니다.[1]

여기에 소음 노출이 더해지면 변화가 앞당겨집니다. 소리를 감지하는 달팽이관 속 유모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다시 자라나지 않는 세포로 알려져 있어, 노화와 소음이 함께 작용할 경우 회복되지 않는 손상이 더 빠르게 쌓이게 됩니다.
실제로 난청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난청 진료 환자는 2018년 58만 7천여 명에서 2022년 73만 9천여 명으로 늘었고, 2022년 20대 환자 수의 증가 속도는 다른 연령대보다 두드러졌습니다.[2]
특히 20대에서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은 소음성 난청이 더 이상 중년 이후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말소리가 흐려지는 순서와, 전혀 다른 양상의 급성 신호
난청은 흔히 고음에서 먼저 시작됩니다. ㅅ, ㅈ, ㅊ처럼 높은 주파수의 자음이 먼저 흐려지면서 전화 통화나 여러 사람이 섞인 자리에서 말소리를 놓치는 일이 잦아집니다. 이런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는 동안에는 당사자가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이나 동료가 먼저 눈치채는 일이 흔합니다.
반면 한쪽 귀가 갑자기 먹먹해지거나, 강한 이명과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다릅니다. 이런 신호는 내이에 급성 손상이 생겼다는 뜻일 수 있어,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보다 빠르게 확인이 필요한 상태로 봐야 합니다.
달팽이관의 유모세포나 청신경이 손상된 뒤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급성 신호 앞에서 시간을 보내면 득보다 실이 큰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소음과 음량, 숫자로 챙기는 생활 관리
난청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손상 속도를 늦추는 생활 습관은 분명히 있습니다.
- 이어폰, 헤드폰 음량은 최대 음량의 60% 이하로 맞추고, 1시간 사용 후 10분 이상 귀를 쉬게 합니다
- 85dB을 넘는 소음 환경(공사장, 대형 행사장 등)에서는 하루 8시간 이상 연속 노출을 피하고, 가능하면 귀마개를 사용합니다
- 소음이 심한 작업 환경에 있거나 65세 이상이라면 1년에 한 번 청력검사를 받아 이전 수치와 비교합니다
- 중이염, 이명, 귀 통증이 2주 이상 이어지면 방치하지 않고 확인합니다

이 중에서도 음량과 노출 시간 기준은 특히 지키기 어려운 항목입니다. 이어폰 음량을 최대 음량의 60% 이하로 낮추는 습관 하나만으로도 누적되는 손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추적 관찰과 보청기 상담 사이, 기준이 되는 세 가지 상황
난청이 의심될 때 바로 보청기를 맞춰야 하는지, 일단 지켜봐도 되는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서서히 진행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크지 않다면 추적 관찰이 맞고, 양쪽 모두 대화 인지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보청기 상담이 더 맞습니다. 다만 한쪽이 갑자기 들리지 않거나 어지럼증이 겹친다면 경과를 보지 않고 바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회복의 창이 좁아지기 전에 확인해야 하는 상태
다음과 같은 경우는 서서히 지켜보기보다 빠르게 확인해야 하는 신호로 봐야 합니다. 한쪽 귀가 갑자기 먹먹해지거나 들리지 않는 경우, 강한 이명과 함께 어지럼증이 겹치는 경우, 외상이나 큰 소리에 노출된 뒤 곧바로 청력이 떨어진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내이와 청신경의 손상이 굳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미루는 사이 회복의 폭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난청이 이런 급성 신호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노인성 난청처럼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에는 검사를 뒤로 미룬다고 해서 당장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지만, 방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어음 인지 능력이 낮아져 보청기 적응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로 남습니다.
제천 지역에서 난청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베스트성모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이 있습니다. 위치는 충북 제천시 의림대로 178, 1층(안경나라 사거리, 제천 스타벅스 건너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