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총깡총 걷는 걸음, 슬개골 탈구부터 의심해야 하는 이유
강아지가 걷다가 깡총깡총 뛰듯이 한쪽 뒷다리를 살짝 들었다가 다시 짚는 걸음을 반복한다면, 생후 1세를 전후한 시기에 이런 증상이 처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리를 짚을 때마다 무릎뼈, 즉 슬개골이 도르래 홈에서 빠졌다가 다시 끼워지기를 반복하면서 이런 걸음이 나타납니다.
슬개골은 대퇴골 앞쪽의 도르래 홈을 따라 움직이며 무릎을 굽히고 펴는 역할을 합니다. 이 홈이 얕거나 주변 인대가 느슨하면 무릎뼈가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미끄러져 빠지게 되고, 이때 다리에 순간적으로 힘이 들어가지 않아 다리를 들고 뛰듯이 걷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Merck 수의학 매뉴얼」에 따르면 개의 슬개골 탈구는 1기부터 4기까지 4단계로 분류되며, 내측 탈구는 소형·미니어처 품종에서 흔하고 임상 증상은 대개 1세 이전에 나타나기 시작합니다.[1]
무릎뼈가 자꾸 빠지는 이유, 관절 구조와 품종 특성
슬개골 탈구는 특정 견종에서 유독 자주 나타납니다. 포메라니안, 푸들, 치와와, 요크셔테리어처럼 체구가 작은 견종은 대퇴골 도르래 홈 자체가 얕게 형성된 경우가 많고, 무릎 주변 인대와 근육이 상대적으로 약해 슬개골이 쉽게 밀려납니다.
태국 포메라니안 15개 가계 59마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슬개골 탈구가 75%에서 확인됐고, 수컷 대 암컷 비는 1:1.95로 암컷에서 더 많았으며 7번 염색체 영역의 관여 가능성이 시사됐습니다.[2]
이러한 유전적 소인 외에도 성장기의 급격한 체중 증가, 발바닥이 자주 미끄러지는 바닥재, 높은 곳에서 반복적으로 뛰어내리는 습관이 겹치면 증상이 더 이른 시기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단계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걸음의 변화
슬개골 탈구는 진행 정도에 따라 걸음에서 보이는 모습이 달라집니다. 아래 표를 참고하면 지금 우리 강아지의 걸음이 어느 단계에 가까운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단계 | 걸음에서 보이는 특징 |
|---|
| 1기 | 평소에는 정상적으로 걷다가 간헐적으로 다리를 들고 깡총 뛰는 동작을 보이며, 힘을 주면 스스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
| 2~3기 | 다리를 드는 빈도가 잦아지고, 걷는 도중 자세가 눈에 띄게 흔들리며 다리를 완전히 펴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
| 4기 | 무릎뼈가 영구적으로 빠진 상태로 손으로 밀어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으며, 다리를 딛지 못하고 구부린 자세로 걷습니다. |
집에서 관찰한 내용만으로 정확한 단계를 판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걸음이 바뀌는 시점과 빈도를 기록해두는 것이 이후 상담에서 유용한 정보가 됩니다.
집에서 먼저 살필 것들 — 바닥과 체중
생활 관리는 진단 이전부터 시작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가장 먼저 손볼 곳은 바닥입니다. 매끈한 마루나 타일에서는 걸을 때마다 발이 미끄러지면서 무릎 관절에 순간적인 비틀림이 반복되므로, 미끄럼 방지 매트를 발이 닿는 동선에 넓게 깔아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소파나 침대처럼 높이가 40cm를 넘는 가구에서 뛰어내리는 습관도 무릎에는 반복적인 충격으로 쌓입니다. 낮은 계단이나 경사로를 놓아 뛰어내리는 대신 걸어서 오르내리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체중 관리 역시 중요한 축입니다.
「Merck 수의학 매뉴얼」은 8개월에서 4세 사이 개의 최대 40%가 이미 골관절염을 갖고 있으나 임상 증상은 대개 5~13세가 되어서야 확인되며, 과체중인 관절염 개에서는 아주 완만한 체중 감량만으로도 기능이 개선된다는 점이 잘 입증되어 있다고 기술합니다.[3]
갈비뼈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손으로 가볍게 눌렀을 때 만져지는 정도가 적정 체중의 기준이며, 이 기준을 넘어선다면 사료량을 2~4주 간격으로 5~10%씩 줄여가며 체중 변화를 지켜보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산책과 운동 습관, 방식을 바꾸면 무릎 부담이 줄어듭니다
무릎 관절을 보호하려면 운동량 자체보다 운동 방식을 조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래 방법들을 하나씩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 산책은 한 번에 30분 이상 걷기보다 10~15분씩 하루 2~3회로 나눠 진행합니다.
- 목줄 대신 가슴 전체를 감싸는 하네스를 사용해 무릎에 가해지는 순간 충격을 줄입니다.
- 계단 오르내리기나 소파 점프처럼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이 반복되는 놀이는 줄입니다.
- 원반이나 공을 던져 급하게 방향을 트는 놀이 대신 짧은 거리를 반복해서 걷는 놀이로 바꿉니다.
- 체중이 실리는 운동 대신 수영처럼 무릎에 부담이 적은 활동을 주 1~2회 포함시킵니다.
상황별로 달라지는 관리 우선순위
모든 강아지에게 같은 관리법이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이미 1~2기 진단을 받았지만 통증 없이 간헐적으로만 다리를 드는 어린 강아지라면 체중 관리와 바닥 환경 교정만으로도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다리를 절며 통증 반응을 보이거나 이미 4기까지 진행돼 무릎뼈가 손으로도 정복되지 않는 상태라면, 생활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수의사의 정확한 단계 판정과 치료 방향 상담이 필요합니다.
생활 관리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생활 관리를 넘어선 진료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다리를 완전히 딛지 못하고 절뚝거림이 2주 이상 이어지는 경우
- 무릎을 만졌을 때 통증을 보이며 피하는 경우
- 양쪽 뒷다리 모두에서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
- 걸음뿐 아니라 앉거나 일어서는 동작 자체를 힘들어하는 경우
증상이 진행돼 수술적 교정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수술이 모든 문제를 곧바로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대 수의외과 연구팀이 내측 슬개골 탈구로 경골조면전위술을 받은 개 66마리, 77건의 수술을 분석한 결과 가장 흔한 술후 합병증은 경골조면 골편의 이동이었고, 재수술에서 실패율이 첫 수술보다 높았다고 보고했습니다.[4]
이러한 재수술 실패율 데이터를 감안하면, 수술 여부와 별개로 체중 관리와 바닥 환경 교정 같은 생활 관리는 진단 이후에도 함께 이어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깡총 걸음, 보호자들이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