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일 오래 하다 보니까 짤 볼 때도 자꾸 환자 옆 모니터부터 보게 됨. 이거 나만 그런가 했는데 한번 보기 시작하면 못 끊음 ㅋㅋ 얼굴 연기보다 뒤에 떠 있는 심박수, 산소포화도, 혈압 같은 게 더 먼저 들어와. 긴박한 장면인데 심박수 78 떠 있으면 갑자기 몰입 다 깨짐. 너무 평온하잖아.
특히 드라마 캡처 돌아다니는 짤들 보면 제작진이 은근 디테일 챙긴 것도 있고 그냥 대충 붙인 것도 있음. 제일 웃긴 건 난리 난 상황인데 모니터 파형이 너무 예쁘게 규칙적일 때. 저 정도면 환자 상태보다 기계 상태가 더 건강한 수준이라 ㅠㅠ 그런 거 보이면 웃겨서 내용이 안 들어감.
그래서 의료짤 볼 때 팁 아닌 팁 하나만 말하면, 뒤에 모니터 숫자 한번 봐봐. 심박수랑 산소포화도만 봐도 장면 분위기랑 맞는지 바로 티 남. 괜히 사람들이 “현실감 있다 없다” 하는 게 아님. 작은 숫자 몇 개가 분위기 다 먹어버림.
암튼 난 이제 무서운 장면 봐도 먼저 “산소 99네?” 이러고 있음. 직업병 맞다 이건. 근데 한번 이렇게 보기 시작하면 짤이 두 배로 재밌어짐, 진짜로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