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때문에 별짓 다 해보다가 지난달에 방 암막커튼 달았거든요. 인테리어 게시판에 이런 글 맞나 싶긴 한데, 솔직히 예쁜 거 생각하고 한 건 아니고 그냥 좀 자보려고요. 부산이라 그런지 아침 해가 너무 세게 들어와서 눈 뜨는 순간부터 짜증이 확 올라왔었음. 커튼 하나 바꿨다고 뭐 달라지겠냐 했는데, 그전 방이 얼마나 사람 신경 긁고 있었는지 이제 알겠더라고요.

문제는 다들 분위기 좋아졌다 이런 얘기하는데 저는 그쪽은 잘 모르겠고... 그냥 방이 덜 미워졌어요. 새벽까지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는데 해 때문에 깨는 그 느낌이 진짜 사람 성질 버리게 하거든요. 암막 치고 나니까 적어도 아침빛이 나를 때리진 않음. 그거 하나인데 좀 살겠더라고요. 웃긴 게 이 정도로 편해질 거였으면 진작 할 걸 싶어서 더 허탈함 ㅠㅠ

근데 또 괜히 속상한 건, 이런 걸 내가 왜 이제야 했나 싶어서요. 침대 바꾸고 베개 바꾸고 별거 다 하면서 정작 창문은 냅뒀던 거. 한 달 써보니까 방이 깔끔해졌다 이런 건 모르겠고, 그냥 덜 예민하게 깨는 날이 생겼다는 거. 그거면 됐나 싶다가도 겨우 커튼 하나에 기대고 있는 내가 좀 처량하고 ㅋㅋ 아무튼 저처럼 잠 때문에 방 꼴 보기 싫은 사람은, 다른 거 말고 이거부터 해보세요. 저는 그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