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상하게 한 작품만 진득하게 보는 것보다 드라마 한두 편이랑 영화 하나씩 번갈아 보는 게 더 잘 맞더라. 퇴근하고 바로 눕듯이 틀어놓는 날도 있고, 주말에 간식 챙겨놓고 각 잡고 보는 날도 있는데 느낌이 완전 다름 ㅋㅋ 최근엔 좀 잔잔한 드라마 봤다가 바로 텐션 높은 영화로 넘어갔더니 감정선이 오락가락해서 그게 또 재밌었음. 스포는 최대한 안 하겠지만, 요즘은 진짜 연출 분위기랑 배우들 합이 좋으면 줄거리보다 먼저 빠져드는 것 같음.

드라마는 초반에 “음? 좀 느린가?” 싶었던 작품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3화쯤부터 사람 마음을 슬슬 건드리더라. 막 대사로 설명 안 하는데 표정이나 공기 같은 걸로 관계가 보일 때 있잖아. 그런 거에 좀 약해서 결국 새벽까지 봄. 특히 인물들끼리 애매하게 오해하고 또 괜히 신경 쓰는 그 구간이 제일 재밌었음. 너무 자극적으로 몰아가지 않고 일상적인 장면에서 감정 쌓는 스타일이면 저는 거의 넘어가는 듯. 대신 너무 현실적이면 또 보다가 기 빨릴 때 있어서, 적당히 설레고 적당히 씁쓸한 선이 제일 좋더라.

영화는 반대로 좀 몰입감 강한 걸 봤는데, 보고 나서 바로 끄지 못하고 엔딩 크레딧 끝까지 앉아 있었음. 엄청 대단한 반전이 있다기보다 보고 난 뒤에 자꾸 장면이 남는 타입. 이런 영화는 그날 밤에 괜히 물 한 잔 더 마시면서 생각하게 됨. 근데 또 한편으론 내가 너무 기대하고 본 작품은 오히려 “음… 나만 좀 애매했나?” 싶은 것도 있었음. 다들 재밌다길래 틀었는데 저는 캐릭터에 정이 안 가면 확 식는 편이라 중간중간 집중이 깨지더라. 이런 거 은근 있지 않냐. 평 좋다고 다 내 취향은 아닌데, 또 그래서 커뮤에서 후기 보는 재미가 있는 듯.

드영배 사람들은 요즘 뭐 봤는지 궁금함. 너무 무겁지 않은데 여운 남는 드라마나, 2시간 안팎으로 몰입 잘 되는 영화 있으면 추천 좀 해줘. 로맨스 조금 섞여도 좋고, 인간관계 맛집이면 더 좋음. 주말에 하나 정주행 각 잡아보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