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갑자기 속이 뒤집히고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됐다면, 그리고 포털에 노로바이러스 약을 검색하고 있다면 먼저 알아둘 것이 있다. 노로바이러스를 직접 없애는 전용 치료제나 백신은 아직 없다는 점이다. 증상이 아무리 심해도 특효약을 찾기보다는 몸이 스스로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동안 탈수와 합병증을 막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부터 겨울 사이 유행하는 대표적인 급성 위장관염 바이러스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 감염자와의 접촉, 구토물이나 분변을 통해서도 쉽게 전파되며 전염력이 매우 강한 편이다. 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도 감염이 일어날 수 있어 가족이나 단체생활을 하는 공간에서는 연쇄 감염이 흔하게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특별한 항바이러스제 없이 대부분 1~3일 안에 자연 호전되는 자기 제한적 질환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노로바이러스 약은 바이러스를 없애는 치료제가 아니라 구토나 설사, 발열 같은 개별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보조적인 약이나 수분 보충 제품을 가리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차이를 알아두는 것이 불필요한 약물 복용을 줄이는 첫걸음이다.
증상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과 전해질을 꾸준히 채워주는 일이다.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경구수액제는 설사와 구토로 빠져나간 수분과 전해질을 효율적으로 보충해주는 제품으로, 특히 어린이나 고령자처럼 탈수에 취약한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만 마시기보다는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를 조금씩 자주 나눠 마시는 방식이 권장된다.

탈수 예방 위해 수분과 전해질을 조금씩 나눠 섭취해야 [그림=메디닉스DB]
설사를 빨리 멎게 하려고 지사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감염성 설사에서 지사제 사용에 신중을 기하라고 권고한다. 장운동을 억제하면 바이러스나 독소 배출이 늦어져 오히려 증상이 길어지거나 체내에 바이러스가 더 오래 머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아나 고령자의 경우 자가 판단으로 지사제를 먹이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열이나 복통이 심할 때 해열진통제를 찾는 경우도 많은데, 소아에게는 아스피린 계열 약물을 피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 감염 중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드물지만 라이증후군이라는 심각한 합병증과 연관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서다. 일반적으로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이 비교적 안전한 선택지로 거론되지만, 복용 전 성분과 용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손 위생은 노로바이러스 예방과 확산 방지에서 가장 기본이자 핵심적인 수단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알코올 성분에 비교적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손 소독제만으로는 충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화장실 사용 후, 음식을 다루기 전후에는 손 소독제 대신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히 씻는 습관이 훨씬 효과적이다.
구토물이나 설사물이 묻은 장소, 변기, 손잡이 같은 접촉 표면은 가정용 염소계 소독제로 닦아내는 것이 권장된다. 굴이나 조개류 같은 어패류는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하며, 조리 전후로 도마와 칼을 구분해 사용하는 것도 2차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환자가 사용한 수건이나 식기는 따로 분리해 세척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보다 비누와 흐르는 물로 손 씻기가 더 효과적 [그림=메디닉스DB]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1~3일 안에 저절로 가라앉지만, 회복된 이후에도 대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한동안 배출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최소 48시간 동안은 음식을 조리하거나 다른 사람과 밀접 접촉하는 일을 피하는 것이 전파를 줄이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단체급식이나 요식업 종사자라면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거나 입과 입술이 심하게 마르고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탈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고열이 며칠씩 떨어지지 않는 경우, 영유아나 고령자, 기저질환자가 평소보다 기운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에도 지체하지 말고 병의원을 방문해 상태를 확인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증상을 이겨내는 열쇠는 특정 약 한 가지가 아니라 충분한 휴식과 수분 보충, 그리고 올바른 위생 습관에 있다. 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무리해서 약을 찾기보다 몸 상태를 관찰하며 조금씩 수분을 섭취하고, 증상이 심해지거나 길어진다면 주저 없이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처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