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은 다른 질환과 진단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우선 평소 경험했던 통증의 주기와 유형, 중증도, 진통제 복용력 등 자세한 병력 청취가 가장 중요합니다. 통증 양상이 생리 주기와 일치하는지 확인하여 진단하며, 일차 생리통과 이차 생리통의 감별을 위해 주의 깊은 진찰과 검사가 필요합니다. 일차 생리통은 주기적인 생리통과 함께 진찰에서 골반 장기에 이상이 없을 때 진단합니다. 그러나 이차 생리통은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진단을 위하여 자세한 병력 청취와 함께 초음파 검사, 복강경 또는 자궁경 검사 등이 필요합니다. 감염증과의 감별 진단을 위해 자궁경부 염증검사, 혈액검사 등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일차 생리통의 진단과 이차 생리통을 유발하는 다양한 질환의 진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일차 생리통
생리 주기와 일치하는 통증이 생리 시작 직전 또는 직후에 발생하여 2~3일간 지속된 후 사라지며, 골반의 장기가 정상 소견을 보입니다. 일차 생리통은 생리 후 3일을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차 생리통은 월경 기간 동안 자궁 내막에서 프로스타노이드(프로스타글란딘, 트롬복산, 프로스타사이클린을 아울러 일컫는 말)의 과도한 분비 또는 불균형으로 인한 자궁의 과도한 수축, 자궁 혈류 감소, 말초 신경의 과민성 증가 등이 원인입니다.
이차 생리통과 구별하기 위해 내진 검사로 골반 장기를 눌렀을 때 통증이 있는지, 자궁과 부속기의 크기와 모양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며, 필요 시 초음파 검사로 골반 장기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염증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자궁경부의 염증검사, 혈액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에만 일차 생리통으로 진단됩니다.
2. 이차 생리통
이차 생리통은 연관된 질환에 따라 증상과 진단법이 다양합니다. 생리 시작 1~2주 전부터 통증이 발생하며 생리가 끝난 후까지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소염진통제나 호르몬제를 복용해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차 생리통과 연관이 있는 골반 장기의 질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자궁선근증
자궁선근증이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의 근육층에서 발견되는 질환입니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극심한 생리통과 성교통, 월경 과다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40대 여성에서 가장 흔하며, 통증은 생리를 시작하기 약 1주일 전부터 서서히 나타납니다. 골반 내진 검사에서 자궁이 커져 있으면서 부드럽게 만져지지지만, 간혹 자궁근종이 동반되어 단단하고 불규칙한 표면으로 만져지기도 합니다. 수술을 통한 조직 검사로 확진하지만, 초음파나 MRI 검사에서 자궁선근증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생리통 양상과 골반 내진, 영상 검사를 통해 추정 진단이 가능합니다.
2)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35세 이상 여성의 40~50%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 자궁종양으로, 아무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자궁근육세포에서 양성 종양을 만들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며, 위치와 크기에 따라 증상이 다양합니다.
자궁근종은 생리통보다는 비정상적인 출혈로 나타나며, 하복부와 골반을 압박하는 통증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궁근종이 방광을 눌러 아랫배를 압박하는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하복부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자궁근종이 골반을 가득 채울 정도로 큰 경우는 배변, 배뇨 장애와 성교통도 동반됩니다.
통증은 생리 중에 있을 수도 있고 생리 사이에 있을 수도 있으므로 주기적인 생리통보다는 만성적인 하복부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자궁근종으로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조직의 허혈이 있는 경우는 급성 골반통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궁근종은 골반 내진과 초음파 검사로 정확한 위치와 크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음파 검사만으로 악성인지 양성인지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자궁내막에 존재하는 점막하 자궁근종은 초음파 자궁조영술, 자궁경 등 추가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크기가 매우 큰 거대근종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이나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등 추가적인 영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3)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부위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주로 30대 여성에게 많으며, 생리통과 성교통, 부정 출혈 등을 보이고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초경 이후 생리통이 없다가 수년이 지난 후 심한 생리통이 나타나면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통증은 매우 심하며 진행성이고, 보통 생리 시작일부터 시작되어 생리 기간 내내 지속되거나 생리가 끝난 후에도 수일 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 보통 하복부와 골반에 둔한 통증이나 쑤시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허벅지와 등으로 뻗치기도 하며 항문과 직장의 압박감, 성교통, 메스꺼움, 설사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자궁내막증의 신체 검진 소견은 다양합니다. 별다른 이상 소견이 없는 경우도 있고, 하복부를 눌렀을 때 통증을 느끼거나 자궁이 잘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소견을 보이기도 합니다. 내진만으로 자궁내막증을 진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사를 합니다. 보통 병력 청취와 초음파 검사로 자궁내막증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증이 의심되는 생리통 소견과 혈중 CA-125 표지자가 상승되어 있으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CA-125는 자궁내막증이 아닌 다른 질환이나 정상적인 생리 때도 증가할 수도 있고, 반대로 자궁내막증 환자에서 수치가 정상인 경우도 있는 등 민감도와 특이도 낮기 때문에 CA-125 검사로 자궁내막증을 확진할 수는 없습니다.
초음파 검사는 특히 난소 종양의 형태로 보이는 자궁내막종을 진단하는 데 매우 유용하며 전형적인 소견이 나타나므로 초음파에서 자궁내막증이 확인되면 거의 대부분 진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궁내막증이 종양 형태가 아니고 표층 자궁내막증이나 유착으로 나타나면 진단에 한계가 있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하기도 합니다. 진단만을 위한 복강경 검사는 추천되지 않습니다.
4) 난소낭종
난소낭종이란 난소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으로 비교적 흔하며 증상이 없는 수가 많습니다. 배란 시 나타나는 기능성 낭종은 증상 없이 저절로 없어지지만, 간혹 낭종이 파열되거나 꼬이는 경우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낭종이 꼬인 경우에는 갑자기 통증이 발생하며, 한 곳이 집중적으로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낭종이 파열된 경우에는 극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으며, 낭종이 꼬인 경우와 달리 한 곳만 아픈 것이 아니라 하복부 전체에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골반 장기를 진찰해야 하는데, 진찰 중에도 아랫배 전체적으로 통증이 있거나 눌렀을 때 통증이 발생하는 등 자궁의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심한 통증을 호소합니다. 초음파 검사를 하면 낭종의 형태와 파열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골반염
급성 골반염의 통증은 갑자기 나타납니다. 보통 생리 주기와 상관없이 통증이 나타나고, 진찰 시에 아랫배를 누르면 아프며 양쪽 부속기 부위에도 통증을 느낍니다. 골반염이 의심되면 혈액검사와 자궁경부의 균배양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골반염을 완전히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으로 진행되어, 만성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6) 수술 후 유착
골반 장기의 수술을 받은 경우 골반 장기가 서로 달라붙는 유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유착 때문에 장운동이 방해를 받거나 장이 늘어나면 생리통과 유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유착뿐 아니라 수술로 인한 복벽의 근막, 신경, 구조물의 손상에 의해서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통증의 양상도 다양하여 생리통처럼 생리 주기에 따라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성관계 중이나 운동과 활동 중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검사를 해도 골반 장기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7) 자궁경부 협착
자궁경부 협착이란 자궁의 출입구인 자궁경부가 좁아지는 것으로, 생리혈이 자궁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나팔관을 통해 골반으로 역류합니다. 이때 하복부에 급성 통증을 느끼는데, 생리 예정일에 생리가 나오지 않거나 생리량이 평소보다 적으면서 갑작스러운 통증이 발생하면 의심할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 협착은 자궁경부의 염증이나 자궁경부의 수술적 치료, 자궁내막 소파술과 같은 처치 후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통증 양상과 병력에서 자궁경부 협착이 의심되면 초음파 검사로 자궁내막이나 골반에 혈액이 고여 있는 것을 확인하여 진단합니다.
8) 골반 울혈
골반 울혈은 자궁과 부속기의 정맥이 늘어나 골반 정맥 혈류에 이상을 초래하여 이차 생리통을 유발합니다. 통증은 주로 아랫배와 엉치 부위에 나타나고 성교통, 비정상 자궁출혈, 만성피로, 과민대장증후군 같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골반 내진 검사에서 골반을 지지하는 인대들을 눌렀을 때 통증이 나타나며, 초음파검사를 통해 골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고 혈류가 정지되거나 역류하는 것을 확인하면 진단이 가능합니다. 자궁경 동맥조영술, MRI, 복강경 검사로 진단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