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준비로 아침마다 바쁘게 샤워를 마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하루를 마무리하며 밤에 느긋하게 씻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단순한 취향 차이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샤워를 하는 시간대에 따라 피부 보습 상태와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체온 변화와 피지 분비 리듬이 시간대별로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다.
아침 샤워는 잠에서 덜 깬 몸을 깨우는 효과가 비교적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체온이 일시적으로 오르고, 샤워를 마친 뒤 체온이 서서히 내려가는 과정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몸의 각성도가 높아진다. 출근이나 등교 전 정신을 맑게 하고 싶은 사람, 아침잠이 많아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에게 아침 샤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침 샤워를 할 때는 피부 보습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밤새 피부 표면에 분비된 피지와 수분이 아침 세안과 샤워 과정에서 함께 씻겨 나가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샤워 직후 수분과 유분이 급격히 줄어든 상태가 될 수 있다. 건성 피부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아침보다 저녁에 짧게 샤워하는 쪽이 상대적으로 피부에 부담이 덜할 수 있다.
저녁 샤워는 하루 동안 피부와 머리카락에 쌓인 미세먼지와 꽃가루, 땀, 외부 오염물질을 씻어내는 데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특히 환절기처럼 대기 중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많은 시기에는 잠들기 전에 이런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호흡기나 피부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외출이 많았던 날일수록 저녁 샤워의 세정 효과가 더 두드러진다.

저녁 샤워는 미세먼지와 꽃가루 제거에 효과적 [그림=메디닉스DB]
수면과의 관계에서도 저녁 샤워는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몸의 심부체온이 잠시 올라가고, 샤워를 마친 뒤 체온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과정에서 몸이 졸음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신호가 전달된다. 이런 체온 하강 리듬은 사람이 잠에 들기 쉬운 상태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저녁 샤워의 수면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잠들기 직전이 아니라 취침 한두 시간 전에 샤워를 마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체온이 다시 내려갈 시간 여유를 둬야 졸음을 부르는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잠자리에 들기 바로 직전 너무 뜨거운 물로 오래 샤워를 하면 오히려 몸이 각성되어 잠들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샤워 시간대와 별개로 물 온도 역시 피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나치게 뜨거운 물은 피부 표면의 지질막을 손상시켜 수분 증발을 촉진하고 가려움이나 건조함, 붉은 기운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체온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약간 낮은 미온수로 짧게 샤워하는 것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다.
두피 건강을 고려한다면 머리를 감는 시간대도 함께 따져볼 만하다. 자기 전에 머리카락을 완전히 말리지 않은 채 잠들면 두피에 습기가 남아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저녁에 머리를 감는 사람이라면 자연 바람이나 드라이기로 충분히 말린 뒤 잠자리에 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샤워 후 보습은 시간대와 관계없이 중요 [그림=메디닉스DB]
샤워 시간대 선택은 결국 개인의 피부 상태와 생활 패턴, 건강 상태를 함께 고려해 정해야 한다. 아침에 운동을 하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 출근 전 각성이 필요한 사람은 아침 샤워가 더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알레르기 비염이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 평소 수면의 질이 낮다고 느끼는 사람은 저녁 샤워를 통해 증상을 관리하는 쪽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임산부나 고령자,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지나치게 뜨거운 물로 오래 샤워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급격한 체온 변화가 혈압 변동을 일으켜 어지럼증이나 피로감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아침과 저녁 어느 시간대든 미온수로 짧게 씻는 방식이 더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샤워 시간대를 바꾼다고 모든 피부 문제나 수면 장애가 곧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샤워 후에도 피부 건조와 가려움이 계속되거나 수면 문제가 몇 주 이상 이어진다면 생활습관 조정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피부과나 수면 관련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어떤 시간대에 샤워를 하든 끝낸 뒤에는 보습제를 꼼꼼히 바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피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