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몸이 통통해져도 밥을 잘 먹고 산책을 나가면 건강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체중이 서서히 늘면 보호자가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다. 평소보다 움직임이 둔해졌다면 나이 탓으로만 넘기기보다 체중과 몸의 형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몸무게 숫자만으로 적정 체중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같은 품종이라도 체격과 근육량이 다르고, 긴 털 때문에 허리선이 가려지기도 한다. 동물병원에서는 체중과 함께 지방이 쌓인 정도를 보는 신체충실도, 근육 상태 등을 평가해 현재 몸 상태를 확인한다.
집에서는 위에서 봤을 때 허리선이 보이는지, 옆에서 봤을 때 배가 적절히 들어가 있는지 관찰할 수 있다. 옆구리를 가볍게 만졌을 때 갈비뼈가 느껴지는지도 단서가 된다. 다만 이런 관찰만으로 감량 목표를 정하지 말고 수의사의 평가와 연결하는 것이 좋다.
비만은 외형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절과 이동 능력, 호흡 등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여러 건강 문제와 관련된다. 다만 산책을 꺼리거나 쉽게 지친다는 이유만으로 비만 때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통증이나 다른 질환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먹는 양을 살필 때는 사료 외에 들어오는 음식까지 포함한다. 훈련 보상용 간식, 치아 관리용 먹거리, 식탁에서 나눠준 한입도 하루 섭취량에 더해진다. 가족 여러 명이 따로 간식을 주는 집이라면 보호자 한 사람이 기억하는 양보다 실제 섭취가 많을 수 있다.
미국동물병원협회는 간식이 하루 총섭취 열량의 10%를 넘지 않도록 안내한다. 이는 간식 무게가 사료 무게의 10%라는 뜻이 아니다. 식품마다 열량이 다르므로 표시를 확인해야 하며, 체중을 줄이는 중이라면 간식도 수의사와 정한 하루 열량 안에서 조절한다.
사료는 눈대중으로 채우기보다 정해진 양을 정확히 계량한다. 가족이 같은 급여 계획을 공유하고 그날 준 양을 확인할 수 있게 하면 중복 급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보상을 줄 때도 먹거리만 반복하기보다 놀이와 칭찬 등 다른 방식으로 관심을 표현할 수 있다.
살을 빨리 빼겠다며 사료를 갑자기 크게 줄이거나 굶기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체중 감량 중에도 필요한 단백질과 다른 영양소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감량용 식단의 필요성과 하루 급여량은 현재 체중, 목표 체형,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정한다.
운동 역시 나이와 관절·호흡 상태에 맞춰 조절한다. 평소 거의 움직이지 않던 반려견에게 갑자기 긴 산책이나 달리기를 시키기보다 가능한 활동량부터 상담한다. 체중이 늘면서 기력이나 털 상태, 물을 마시는 양도 달라졌다면 질환이나 약물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감량 과정에서는 정기적으로 체중과 체형을 다시 확인하고 식사·활동 계획을 조정한다. 목표에 도달한 뒤에도 예전 급여량으로 돌아가면 다시 체중이 늘 수 있어 관찰을 이어가야 한다. 반려견 체중관리는 한동안 먹이를 줄이는 일이 아니라, 가족이 같은 기준으로 먹거리와 활동을 관리하는 생활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