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에서 악수를 하려다 손바닥이 흥건해 당황하거나, 셔츠 겨드랑이 부분이 늘 젖어 있어 신경 쓰인다면 단순한 땀이 아니라 다한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다한증은 체온 조절과 무관하게 과도한 땀이 분비되는 상태로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 등 특정 부위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다한증은 크게 원발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원발성 다한증은 특별한 기저 질환 없이 자율신경계의 과도한 반응으로 발생하며 주로 청소년기나 젊은 성인 시기에 시작돼 좌우 대칭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차성 다한증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 당뇨병, 감염, 특정 약물 복용 등 다른 원인에 의해 전신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감별이 중요하다.
증상이 시작되면 우선 병원을 찾아 원인을 감별하는 것이 순서다. 피부과나 관련 진료과에서는 문진과 필요한 경우 혈액검사 등을 통해 이차성 원인을 배제한 뒤 원발성 다한증으로 확인되면 증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 방향을 정한다. 대한피부과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는 생활관리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강도를 높여가는 접근을 권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먼저 시도하는 방법은 알루미늄 성분이 포함된 제한제를 사용하는 국소 치료다. 일반 데오드란트보다 알루미늄 농도가 높은 처방용 제품을 밤에 건조한 피부에 발라 땀샘 입구를 일시적으로 좁히는 원리로 작용한다. 다만 피부 자극이 생길 수 있어 사용법을 지키고 이상 반응이 있으면 사용을 중단하고 상담받는 것이 좋다.

국소 제한제는 다한증 치료의 첫 단계로 꼽힌다 [그림=메디닉스DB]
손발 다한증이 심한 경우에는 이온영동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물에 손이나 발을 담근 상태로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땀샘 기능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방식으로, 여러 차례 반복 시행해야 효과가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시술 중 따끔거림이나 피부 자극이 나타날 수 있어 의료진의 지도 아래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드랑이 다한증에는 보툴리눔 톡신 주사가 널리 활용된다. 땀샘을 자극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차단해 땀 분비를 줄이는 원리로, 효과가 통상 수개월간 지속되지만 영구적이지 않아 주기적인 재시술이 필요하다. 손바닥이나 발바닥에도 적용할 수 있으나 부위 특성상 통증 관리가 더 필요할 수 있다.
전신에 걸쳐 증상이 심하거나 국소 치료로 조절이 어려운 경우에는 항콜린 계열 경구약을 고려하기도 한다. 다만 입마름, 시야 흐림, 변비 등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 처방과 경과 관찰이 필요하며 임의로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보툴리눔 톡신 주사는 겨드랑이 다한증에 활용된다 [그림=메디닉스DB]
약물과 시술로도 개선이 충분하지 않은 중증 손 다한증에는 교감신경 절제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수술 후 다른 부위에서 땀이 늘어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나타날 수 있어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며, 수술 전 장단점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치료와 별개로 일상에서의 관리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통풍이 잘되는 천연 소재 옷을 입고 카페인이나 매운 음식처럼 땀 분비를 자극하는 음식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와 긴장도 땀 분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충분한 휴식과 이완도 중요하다.
다한증은 미용상의 문제로만 여겨지기 쉽지만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많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 땀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과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피부과나 관련 진료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치료 단계를 상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