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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바이러스 백신, 감기 정복이 유독 힘든 과학적 이유

리노바이러스 혈청형만 160여 종에 달해 교차면역 형성 어려워, 변이 속도도 빨라 백신 개발 난항

메디닉스 정하준기자|입력 |조회 0
AI세줄 요약
  • 리노바이러스 백신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아
  • 혈청형 160여종 넘어 개발 난항 겪어
  • 손 씻기 등 기본 예방수칙 꼭 지켜야 해

AI 기술로 자동 요약한 내용입니다.

실험실에서 백신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원의 모습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콧물과 코막힘, 목 따가움 같은 흔한 감기 증상은 계절이 바뀌는 9월과 10월 사이 유독 잦아진다. 이런 증상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바이러스가 리노바이러스인데, 정작 이 바이러스를 겨냥한 백신은 수십 년째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독감이나 코로나19처럼 매년 예방접종을 맞는 시대에 왜 감기 백신만 없는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

질병관리청 등 보건당국에 따르면 흔히 감기로 통칭되는 상기도 감염은 리노바이러스 외에도 코로나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가운데 리노바이러스는 가장 흔하게 검출되는 원인체로 꼽히며, 특히 환절기와 가을철 유행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노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혈청형의 다양성이다. 리노바이러스는 유전자와 표면 단백질 구조에 따라 160종이 넘는 혈청형으로 나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감 백신이 매년 몇 가지 유행 예측주만 포함해도 효과를 낼 수 있는 것과 달리, 리노바이러스는 종류가 워낙 많아 몇 가지 항원만으로는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두 번째 이유는 빠른 변이 속도다. 리노바이러스는 표면 단백질 부위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특성을 지녀, 같은 사람이 평생 여러 차례 감기에 반복해서 걸리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설명된다. 한 번 형성된 면역이 다른 혈청형은 물론 같은 혈청형의 변이주에도 완전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현미경으로 바이러스를 관찰하는 연구원

혈청형 다양성이 백신 개발의 걸림돌 [그림=메디닉스DB]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오해라고 지적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변이를 일으키지만 실제 유행하는 아형은 매 시즌 몇 가지로 좁혀지기 때문에 예측을 바탕으로 백신을 설계할 수 있다. 반면 리노바이러스는 동시에 수십 종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순환하는 경우가 많아 예측 자체가 훨씬 복잡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여러 혈청형의 항원을 한꺼번에 담은 다가백신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폐렴구균 백신처럼 여러 균형을 조합하는 전략을 리노바이러스에도 적용하려는 시도다. 다만 항원 종류가 늘어날수록 개별 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어, 실제 임상에서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리노바이러스 백신이 아예 개발 불가능하다는 인식은 오해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는 여러 혈청형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바이러스 내부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폭넓은 방어 효과를 노리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이 실제 사람에게서 충분한 예방 효과와 지속력을 보이는지는 아직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백신 연구 자료를 검토하는 연구원의 모습

다가백신과 공통항원 연구가 진행 중 [그림=메디닉스DB]

또 하나 흔한 오해는 리노바이러스 백신이 나오면 감기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다. 앞서 언급했듯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외에도 다양한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증후군을 통칭하는 말이어서, 특정 바이러스 백신 하나로 모든 감기를 예방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여전히 가장 현실적인 예방법이다. 외출 후와 식사 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씻고, 눈이나 코, 입을 만지기 전에는 손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사람이 많은 실내 공간은 자주 환기하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것이 좋다.

감기 증상이 열흘 이상 이어지거나 고열, 심한 인후통, 누런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나타난다면 단순 리노바이러스 감염이 아니라 세균성 이차 감염 등 다른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자가 판단으로 넘기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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