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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섬유 많이 먹은 날 깊은 잠 늘었다, 하루 식단이 그날 밤 수면에 영향

Nature Health 연구, 식이섬유·다양한 식물성 식품 섭취와 깊은 수면·REM 수면 증가 연관성 확인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식이섬유 많이 먹은 날 깊은 잠 늘었다, 하루 식단이 그날 밤 수면에 영향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취침 시간이나 침실 환경만 관리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낮 동안 무엇을 먹었는지도 그날 밤 수면의 질과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섭취한 날에는 깊은 수면과 렘수면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국제학술지 Nature Health에 지난 8월 19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을 중심으로 3,598명의 식사 기록과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한 수면 자료를 분석했다. 총 4,793일 밤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이용해 하루 동안 섭취한 음식과 같은 날 밤 수면 단계, 수면 시간, 야간 심박수 등의 관계를 살펴봤다.

가장 뚜렷한 연관성을 보인 요소 중 하나는 식이섬유였다. 식단에서 식이섬유 밀도가 높은 날에는 깊은 수면 비율이 평균 0.59%포인트, 렘수면은 0.7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얕은 수면 비율은 1.35%포인트 감소했다. 밤에 자는 동안 평균 심박수 역시 분당 약 1.14회 낮아졌다. 연구진은 식이섬유 섭취가 비교적 회복성이 높은 수면 단계와 연관됐다고 설명했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 등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눈에 띄었다. 하루 동안 섭취한 식물성 식품의 종류가 다양하거나 가공되지 않은 식물성 식품 비중이 높은 경우 야간 심박수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식물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의 섭취 정도를 반영하는 지표가 높은 식단 역시 렘수면 증가와 얕은 수면 감소, 낮은 야간 심박수와 연관됐다.

저녁 식사의 양과 시간도 수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확인됐다. 잠들기 전 6시간 동안 하루 총 섭취 열량 중 많은 비율을 먹은 경우 전체 수면 시간은 평균 약 7.7분 길었다. 하지만 동시에 야간 심박수는 분당 약 0.73회 높았다. 단순히 오래 자는 것만으로 수면의 질이 좋아졌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반면 하루 사이 탄수화물이나 지방, 단백질 섭취 비율이 달라지는 것과 개별 비타민·미네랄 섭취량 변화는 통계적 보정을 거친 뒤 수면과 일관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특정 영양소 하나를 추가로 섭취하는 방식보다 전체 식단의 구성과 식물성 식품의 다양성, 식사 시간이 더 중요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생활 속에서는 흰쌀밥이나 정제된 빵 위주의 식사에 채소와 콩류, 통곡물, 견과류 등을 적절히 추가하는 방식으로 식이섬유 섭취를 늘릴 수 있다. 저녁 식사를 지나치게 늦은 시간에 집중하기보다 하루 동안 식사를 균형 있게 배분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식이섬유를 갑자기 많이 늘리면 복부 팽만이나 가스가 생길 수 있어 개인의 소화 상태에 따라 천천히 늘리는 것이 좋다.

이번 연구는 실제 생활환경에서 식사와 수면을 동시에 관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무작위 임상시험은 아니다. 따라서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반드시 깊은 잠이 늘어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수면 단계 측정에도 한계가 있으며 연구 참가자의 특성이 다른 국가나 집단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연구진 역시 일상적인 식단 선택과 수면 생리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준 결과로 해석했다.

숙면을 위해 취침 시간과 카페인 섭취만 점검해왔다면 이제는 하루 동안 무엇을, 언제 먹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면 건강은 침대에 누운 뒤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낮 동안의 생활습관과 식사에서 이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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