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컹컹거리는 기침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넘도록 낫지 않으면 보호자들은 흔히 켄넬코프부터 의심한다. 하지만 기침이 열흘 이상 이어지고 미열, 콧물, 식욕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개 전용 인플루엔자 감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사람처럼 개도 별도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으며, 초기 증상이 비슷해 켄넬코프와 자주 혼동된다.
켄넬코프는 여러 바이러스와 세균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급성 기관기관지염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마른기침이 갑자기 심하게 나오다가 대개 일주일 안팎이면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식욕이나 활동성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 편이어서 보호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도 한다.
반면 개 인플루엔자는 특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원래 말이나 조류에서 유래한 균주가 개에게 적응하며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외에서 다견 사육 환경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유행이 보고돼 왔으며, 감염되면 켄넬코프보다 증상이 더 오래가고 전신 상태가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
가장 큰 구별 포인트는 기침의 지속 기간과 동반 증상이다. 켄넬코프는 대개 일주일 안에 호전되지만, 개 인플루엔자는 기침이 이주일 가까이 이어지기도 하고 미열, 콧물, 재채기, 눈곱 증가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거나 밥을 잘 먹지 않는 모습도 흔히 관찰된다.
전파 경로는 두 질환이 비슷하다. 기침이나 재채기로 나오는 비말, 침이나 콧물이 묻은 밥그릇과 장난감, 사람 손을 통해서도 옮을 수 있다. 애견카페, 유치원, 위탁 시설, 반려견 놀이터처럼 여러 마리가 밀집해 지내는 공간을 자주 이용하는 개일수록 노출 위험이 높아진다.

다견 시설 이용이 잦으면 감염 위험도 높아진다 [그림=메디닉스DB]
증상이 나타나는 순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개 마른기침으로 시작해 며칠 뒤 콧물이 진해지고 눈곱이 많아지며, 목을 만지면 캑캑거리는 반응을 보인다. 일부 개체는 열이 38.9도를 넘게 오르기도 하고 호흡이 평소보다 가빠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고령견이나 어린 강아지, 기저질환이 있는 개는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방치된 기침이 폐렴으로 이어지면 호흡이 눈에 띄게 힘들어지고 청색증처럼 잇몸 색이 변하는 경우도 있어 이때는 지체 없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외형적인 증상만으로는 켄넬코프와 개 인플루엔자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중요하다. 동물병원에서는 문진과 청진 외에 필요하면 비강이나 인후 분비물을 채취해 원인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이후 관리 방향을 정할 수 있다.

기침이 길어지면 정확한 원인 확인이 중요하다 [그림=메디닉스DB]
치료는 대부분 대증요법 위주로 이뤄진다. 개 인플루엔자를 겨냥한 특정 치료제는 따로 없으며, 기침 완화와 수분 공급, 충분한 휴식이 회복의 기본이다. 세균이 함께 감염돼 콧물이 짙어지거나 열이 심할 경우에만 수의사 판단에 따라 항생제가 추가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다견 시설을 이용하기 전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기침이나 콧물 증상이 있는 개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반려견 백신 중에는 개 인플루엔자를 포함한 제품도 있으므로 접종 계획은 담당 수의사와 상의해 정하는 것이 좋다.
이미 증상을 보이는 개는 다른 반려견과 분리해 돌보고, 사용한 그릇과 담요는 따로 세척하는 것이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산책이나 외출도 완치될 때까지는 최소화하는 편이 안전하다.
기침이 사나흘 안에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지거나, 콧물과 눈곱이 진해지고 밥을 거부하는 모습이 보이면 켄넬코프로 단정하지 말고 동물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노령견이나 지병이 있는 반려견이라면 기침 초기에 진료를 받는 편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