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닉스
질환정보

변비·후각저하·수면장애, 파킨슨병 초기 알리는 몸의 신호

손떨림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변비·후각저하·수면장애 동반 가능, 여러 증상 겹치면 신경과 진료 고려해야

메디닉스 정하준기자|입력 |조회 0
AI세줄 요약
  • 손떨림 전 변비·후각저하 나타날 수 있어
  • 여러 비운동 증상 겹치면 신경과 진료 필요
  • 증상 기록해두고 조기에 전문의 상담해야

AI 기술로 자동 요약한 내용입니다.

식탁에 앉아 커피 향을 맡아보는 노년 남성의 모습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환자들 중 상당수는 손이 떨리거나 걸음걸이가 어색해지기 훨씬 전부터 변비나 냄새를 잘 못 맡는 증상을 겪었다고 말한다. 파킨슨병은 흔히 진전이나 보행장애 같은 운동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이런 운동증상이 나타나기 수년에서 십수년 전부터 소화기, 후각, 수면, 정신 건강과 관련된 비운동 증상이 먼저 찾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이라는 부위에서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도파민이 부족해지면 손발 떨림, 근육 강직, 동작이 느려지는 서동증, 자세 불안정 등 운동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신경세포 손상이 뇌 전체가 아니라 뇌간 하부와 후각 관련 부위에서 먼저 시작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어지면서 비운동 증상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신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후각저하다. 음식 냄새나 향수, 커피 향을 예전만큼 뚜렷하게 느끼지 못하거나 아예 맡지 못하는 경우가 해당한다. 단순한 비염이나 노화에 따른 후각 감퇴로 오인하기 쉽지만, 코막힘 같은 다른 원인 없이 후각이 서서히 둔해졌다면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변비도 자주 언급되는 초기 신호다. 파킨슨병과 관련된 신경 변화가 뇌뿐 아니라 장을 둘러싼 자율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장 운동이 느려지면서 배변 횟수가 줄고 배변이 힘들어지는 증상이 오래전부터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특별한 식습관 변화 없이 만성 변비가 이어진다면 단순 소화기 문제로만 넘기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복부 불편감을 느끼며 소파에 앉아 있는 노년 여성

만성 변비도 놓치기 쉬운 초기 신호 중 하나 [그림=메디닉스DB]

수면 중 이상행동도 눈여겨볼 신호다. 잠을 자다가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심하게 휘두르는 등 꿈의 내용을 몸으로 그대로 표현하는 렘수면행동장애가 대표적이다. 이 증상은 배우자나 가족이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으며, 파킨슨병을 비롯한 신경퇴행성질환과의 연관성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편이다.

우울감이나 불안, 의욕 저하 같은 정신적 변화도 동반될 수 있다. 특별한 스트레스 요인 없이 예전보다 무기력해지고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 줄었다면 단순한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 변화의 신호일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우울증으로 진단되어 치료받다가 이후 운동증상이 나타나 파킨슨병으로 확인되는 사례도 보고된다.

이 밖에도 어지럼증을 동반한 기립성 저혈압, 소변을 자주 보거나 참기 어려워지는 배뇨장애, 얼굴 피지 분비가 늘어 번들거리는 지루성 피부염 등 자율신경계와 관련된 다양한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은 각각 흔한 노화 현상으로 여겨지기 쉬워 파킨슨병과 연결지어 생각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문제는 이런 비운동 증상 하나하나가 특이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변비나 후각저하, 수면 중 이상행동은 파킨슨병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파킨슨병을 진단하거나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여러 비운동 증상이 동시에 겹쳐 나타나고 시간이 갈수록 점차 심해진다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신경과에서 손 움직임을 검사받는 노년 남성 환자

여러 증상 겹치면 신경과 진료가 도움될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대한신경과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는 후각저하와 변비, 렘수면행동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 파킨슨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신경과에서는 문진과 신경학적 진찰, 필요한 경우 뇌 영상검사나 도파민 관련 검사를 통해 이런 증상들이 신경퇴행성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비운동 증상 단계에서 파킨슨병 가능성을 미리 파악해두면 이후 진전이나 보행장애 같은 운동증상이 나타났을 때 보다 빠르게 진단과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기에 신경과 진료를 받아 두면 증상 변화를 정기적으로 관찰하면서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관리 방법을 찾아갈 수 있다.

평소와 다르게 냄새를 잘 못 맡거나 변비가 오래 지속되고, 잠자다 심하게 움직이거나 소리를 지르는 일이 반복된다면 증상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메모해두고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손 떨림이나 걸음걸이 변화가 아직 없더라도 여러 비운동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