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에 손을 댄 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해 회복이 늦어지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보건복지부는 4일 마약류 중독자가 필요한 순간에 치료를 받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2027년도 마약류 대응 예산으로 134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마약류 중독은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 기능과 밀접하게 관련된 질환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회복에 중요하다는 것이 보건 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치료가 필요한 시점에 병원을 찾지 못하거나 치료 이후 사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다시 마약류에 손을 대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는 점이 이번 예산 편성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에 편성된 예산에는 마약류 사범을 대상으로 한 중독치료 연계강화 시범사업(가칭)이 포함됐다. 수사나 재판 단계에 있더라도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관련 기관과 협력해 치료 기관으로 신속하게 연계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아울러 치료기관 수가 시범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마약류 중독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기관에 적정한 수가를 지원해 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그동안 현장에서 어려움으로 지적돼 온 전문 인력과 병상 부족 문제를 완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치료 연계 체계 강화가 회복의 첫걸음 [그림=메디닉스DB]
보건복지부는 치료와 함께 일상 회복을 위한 연계 체계 강화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를 마친 이후에도 재활과 상담, 사회 복귀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관련 기관들 사이의 협력 체계를 함께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마약류 중독은 신체적 의존뿐 아니라 심리적 갈망과 재발 위험이 함께 나타나는 만성 질환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치료를 한 번 받았다고 해서 완치됐다고 보기 어렵고,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와 주변의 지지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마약류에 노출되는 연령대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은 개인의 회복뿐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 전체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신체 건강은 물론 학업과 직장 생활, 대인관계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기 치료와 회복 지원이 중요한 이유 [그림=메디닉스DB]
마약류 중독은 도움을 요청하는 것 자체를 주저하게 만드는 사회적 낙인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도 있다. 스스로 병원을 찾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번처럼 수사와 사법 절차 단계에서부터 치료로 이어지는 연계 체계를 갖추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면 시범사업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대상 기관을 순차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치료 인프라 확충과 연계 체계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본인이나 가족이 마약류 사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보건소 등을 통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조기에 전문적인 도움을 구하는 것이 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첫걸음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