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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묘 잠이 부쩍 늘었다면 단순 노화일까, 건강해 보여도 숨은 질환 확인해야

8세 이상 고양이 549마리 건강검진 연구, 갑상선기능항진증·만성콩팥병·고혈압 등 발견

메디닉스 도현정기자|입력 |조회 0
노령묘 잠이 부쩍 늘었다면 단순 노화일까, 건강해 보여도 숨은 질환 확인해야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하루 대부분을 편안하게 누워 보내는 고양이를 보면 보호자는 흔히 나이가 들어 잠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고양이는 원래 수면 시간이 긴 동물이고 나이가 들수록 활동량이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식사량이나 체중, 음수량, 배뇨 습관, 움직임까지 달라졌다면 모든 변화를 단순한 노화 과정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국제학술지 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영국의 동물병원 두 곳에서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8세 이상 고양이 549마리의 자료를 분석했다. 대상 고양이의 중간 연령은 13.5세였다. 연구진은 노령 고양이에서 질환 위험이 증가하지만 보호자가 나타나는 변화를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해 질병의 신호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검진 결과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검사가 이뤄진 고양이 가운데 19.2%에서 확인됐다. 질소혈증을 동반한 만성콩팥병은 11.4%, 고혈압은 7.1%에서 진단됐다. 검사된 소변에서는 9.7%에서 세균뇨가 발견됐으며 심한 치과질환과 당뇨병, 종양 의심 사례 등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노령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질환을 발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고양이는 불편함이나 통증을 비교적 숨기는 특성이 있어 보호자가 질환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평소보다 높은 곳에 올라가지 않거나 놀이를 피하고 한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변화가 나타나더라도 단순히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잠이 많아지는 것 하나만으로 질병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다른 생활 습관 변화가 함께 발생하는지는 관찰할 필요가 있다.

올해 7월 발표된 또 다른 연구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보호자가 건강하다고 판단한 12세 이상 고양이 129마리를 검사한 결과 신체검사에서 다양한 이상 소견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보호자가 관찰하는 증상만으로 실제 질병 부담을 판단하면 건강 문제를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령묘에서는 만성콩팥병과 갑상선기능항진증을 특히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성콩팥병이 진행하면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량이 증가하거나 체중과 식욕이 감소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에서는 식욕이 왕성한데도 살이 빠지거나 활동성 증가, 구토, 설사, 심박수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초기에는 이러한 특징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보호자가 일상적으로 살펴야 할 것은 단순한 수면 시간보다 변화의 흐름이다. 최근 체중이 빠지는지, 물그릇을 비우는 속도가 달라졌는지, 화장실 소변 덩어리가 커졌는지, 식욕과 점프 능력이 변했는지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털 손질을 제대로 하지 못해 피모가 푸석해지거나 특정 부위를 만졌을 때 예민하게 반응하는 변화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편이 좋다.

노령묘에게 잠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 있다. 그러나 고양이가 조용히 지낸다는 사실과 건강하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연령과 건강 상태에 맞춰 정기적으로 신체검사와 혈액·소변검사, 혈압 등을 확인하는 것이 숨어 있는 질환을 일찍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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