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대부분을 편안하게 누워 보내는 고양이를 보면 보호자는 흔히 나이가 들어 잠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고양이는 원래 수면 시간이 긴 동물이고 나이가 들수록 활동량이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식사량이나 체중, 음수량, 배뇨 습관, 움직임까지 달라졌다면 모든 변화를 단순한 노화 과정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국제학술지 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영국의 동물병원 두 곳에서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8세 이상 고양이 549마리의 자료를 분석했다. 대상 고양이의 중간 연령은 13.5세였다. 연구진은 노령 고양이에서 질환 위험이 증가하지만 보호자가 나타나는 변화를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해 질병의 신호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검진 결과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검사가 이뤄진 고양이 가운데 19.2%에서 확인됐다. 질소혈증을 동반한 만성콩팥병은 11.4%, 고혈압은 7.1%에서 진단됐다. 검사된 소변에서는 9.7%에서 세균뇨가 발견됐으며 심한 치과질환과 당뇨병, 종양 의심 사례 등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노령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질환을 발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고양이는 불편함이나 통증을 비교적 숨기는 특성이 있어 보호자가 질환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평소보다 높은 곳에 올라가지 않거나 놀이를 피하고 한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변화가 나타나더라도 단순히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잠이 많아지는 것 하나만으로 질병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다른 생활 습관 변화가 함께 발생하는지는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