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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 증상 없어도 숨어 있을 수 있다

다국가 의료데이터 기반 선별 연구서 고위험군 발견률 4.5%, 저위험군보다 약 8배 높아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심방세동, 증상 없어도 숨어 있을 수 있다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맥박이 불규칙해야만 심방세동을 의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심방세동 환자 가운데는 뚜렷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이런 무증상 심방세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찾아내기 위해 연령과 기존 질환 등을 활용해 위험이 높은 사람을 먼저 선별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월 25일 미국심장협회 학술지 Circulation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영국과 일본, 이스라엘, 캐나다, 중국의 대규모 전자의무기록을 활용해 새로운 심방세동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FIND-AF 2.0 모델을 개발하고 검증했다. 연구에는 영국 약 208만 명, 일본 약 780만 명, 이스라엘 약 217만 명 등 여러 국가의 의료데이터가 활용됐다.

연구진은 이어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적이 없는 성인 1923명을 위험도에 따라 두 집단으로 나누고 휴대용 심전도 기기를 이용해 3주 동안 하루 네 차례 심전도를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 고위험군 1021명 가운데 46명인 4.5%에서 심방세동이 새롭게 확인됐다. 반면 저위험군에서는 902명 가운데 5명인 0.6%에서 발견됐다. 고위험군의 심방세동 발견 가능성이 저위험군보다 약 8.5배 높았던 셈이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위쪽 방인 심방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지 못하고 빠르고 불규칙하게 떨리는 부정맥이다.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가슴에서 심장이 뛰는 느낌, 호흡곤란, 어지럼증, 피로감, 운동 시 쉽게 지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런 증상 없이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심방세동을 조기에 발견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뇌졸중 위험이다. 심방이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못하면 심장 내부에 혈액이 고이면서 혈전이 만들어질 수 있고, 혈전이 혈류를 따라 뇌혈관으로 이동하면 뇌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장기간 지속되는 심방세동은 심부전 등 다른 심혈관 합병증과도 연관된다.

이번 연구에서도 심방세동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류됐으면서 항응고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를 핀란드 등록자료에서 분석한 결과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환자 100명당 연간 6건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위험도가 높은 사람을 먼저 찾아 집중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시행하는 방식이 무작위로 많은 사람을 검사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선별 전략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모든 성인에게 반복적인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에서 활용된 예측모델 역시 실제 의료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의료체계별 추가 검증과 임상적 판단이 필요하다. 심방세동의 진단과 검사 여부는 연령과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개인별 위험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평소 맥박이 갑자기 빨라지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이 반복되고 이유 없이 숨이 차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한 번쯤 심장 리듬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부전 등 심혈관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진료 과정에서 맥박과 심전도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심방세동은 증상이 강한 사람만의 질환이 아니다. 몸에서 특별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 상태에서도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에서는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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