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장난감이나 간식을 가지고 놀던 중 갑자기 입 주변을 앞발로 긁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다면 단순히 사레가 든 상황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이물이 기도를 막는 질식은 발생 빈도가 매우 높은 응급질환은 아니지만, 기도가 완전히 막힐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어 보호자의 빠른 판단이 중요하다.
국제 수의응급소생술 전문기관 RECOVER Initiative는 지난 8월 27일 개와 고양이를 위한 첫 근거·전문가 합의 기반 응급처치 지침인 ‘2026 RECOVER First Aid Guidelines’를 공개했다. 이번 지침은 질식뿐 아니라 열사병, 화상, 독성물질 섭취, 저혈당, 심한 출혈 등 동물병원에 도착하기 전 보호자가 맞닥뜨릴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한 대응 원칙을 담았다.
특히 질식 상황에서 주의해야 할 신호로는 갑작스러운 불안과 흥분, 입이나 얼굴을 앞발로 긁는 행동, 목을 길게 뻗는 자세, 기침이나 헛구역질을 시도하지만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 상태, 숨을 쉴 때 높은 음의 소리가 나는 증상, 잇몸이 창백하거나 푸르게 변하는 모습, 침을 과도하게 흘리는 증상 등이 제시됐다. 모든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숨을 쉬려고 하는데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면 기도 폐쇄 가능성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지침은 의식이 있는 개나 고양이가 질식한 것으로 의심되고 구조자가 안전한 상황이라면 기도 이물 제거를 위한 응급처치를 시도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우선 척추 바로 옆이 아닌 등 뒤쪽 흉곽 부위를 최대 다섯 차례 두드리는 방법을 제시했으며, 효과가 없을 경우 다른 방법을 고려하도록 했다. 반대로 의식이 있는 동물의 입 안으로 무리하게 손을 집어넣는 행동은 물림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