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배가 살살 아프면서 하루에도 여러 번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되면 많은 사람이 약국에서 지사제부터 찾는다. 그러나 지사제는 증상에 따라 복용 시점과 횟수가 달라지고, 특정 상황에서는 오히려 복용을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올바른 복용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지사제는 장의 운동을 늦추거나 수분과 전해질 흡수를 돕는 방식으로 설사 횟수를 줄이는 약이다. 대표적으로 로페라마이드 성분이 널리 쓰이며,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형태로도 유통되고 있다. 다만 성분과 제형에 따라 복용 간격과 최대 용량이 다르므로 제품에 표기된 용법·용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성인은 대개 첫 설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정해진 초기 용량을 복용하고, 이후 묽은 변을 볼 때마다 추가로 복용하되 하루 최대 복용 횟수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정해진 용량을 넘겨 임의로 자주 복용하면 오히려 변비나 복부 팽만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소아나 고령자는 성인과 같은 기준으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일정 연령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사용이 제한되는 지사제 성분이 있으며, 노인의 경우 신장 기능이 저하돼 있으면 약물이 몸에 축적돼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소아나 고령자가 설사 증상을 보이면 임의로 지사제를 먹이기보다 소아청소년과나 내과 진료를 먼저 받는 것이 안전하다.

소아·고령자는 성인과 같은 기준으로 복용해선 안돼 [그림=메디닉스DB]
혈변이 보이거나 고열, 심한 복통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지사제 복용을 삼가야 한다. 세균이나 독소에 의한 장염일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장운동을 인위적으로 늦추면 몸속 유해균이나 독소가 배출되지 못하고 오히려 증상이 악화하거나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설사가 계속되면 수분과 전해질이 빠르게 빠져나가기 때문에 지사제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수분 보충이 먼저다.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필요하면 경구수분보충염을 함께 섭취해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은 탈수 진행 속도가 빠른 편이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다른 약을 복용 중이라면 지사제와의 상호작용도 살펴야 한다. 항생제를 복용하는 도중에 지사제를 함께 먹으면 장내 세균 배출이 지연돼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의사나 약사와 상담한 뒤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질환으로 여러 약을 복용 중인 경우에도 임의로 지사제를 추가하기보다 전문가의 확인을 거치는 편이 안전하다.

다른 약과 함께 먹을 땐 약사 상담이 안전 [그림=메디닉스DB]
지사제를 복용한 뒤에는 변비, 복부 팽만, 어지럼증, 입 마름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정해진 용량보다 많이 복용했을 때 이런 증상이 두드러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복용을 중단하고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설사가 이틀 이상 이어지거나 한 달 넘게 반복되는 만성 설사라면 단순히 지사제로 넘길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이런 경우 과민성장증후군이나 염증성 장질환 등 다른 원인이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어 대장내시경을 비롯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 유제품 섭취를 줄이면 급성 설사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사제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증상 완화를 돕는 약이므로 정해진 용법·용량을 지키고, 혈변이나 고열이 동반되거나 사흘 이상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