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을 때마다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이 반복되고 가슴이 답답해지면 흔히 역류성식도염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물과 음식 모두에서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식도의 근육과 신경 기능 이상으로 생기는 식도이완불능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원인과 치료 방향이 크게 다르다.
식도이완불능증은 식도 하부에 위치한 괄약근이 음식을 삼킬 때 제대로 이완되지 않아 위로 음식물이 내려가지 못하고 식도 안에 정체되는 질환이다. 식도 벽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식도가 점점 늘어나 기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역류성식도염과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다. 가슴 쓰림, 신물 넘어옴, 음식물 역류 등의 증상이 겹쳐 많은 환자가 위산 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뒤늦게 다른 질환을 의심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두 질환을 구분하는 단서 중 하나는 삼킴 곤란이 나타나는 방식이다. 역류성식도염은 특정 음식이나 자세에서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식도이완불능증은 물과 고형식 모두에서 걸리는 느낌이 일관되게 나타나고 서서히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물과 고형식 모두에서 걸리는 느낌이 든다면 주의 [그림=메디닉스DB]
역류된 음식물의 성질도 다르다. 역류성식도염에서는 신맛이나 쓴맛이 강한 위산이 넘어오는 반면, 식도이완불능증에서는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그대로 역류하는 경우가 많다. 자다가 갑자기 기침이 나거나 사레들리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 역시 참고할 만한 신호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식도 내시경과 함께 식도 내압 검사, 바륨을 이용한 조영 검사 등이 시행된다. 식도 내압 검사는 하부 식도 괄약근의 이완 기능과 식도 근육의 수축 양상을 직접 측정할 수 있어 식도이완불능증 진단에 특히 중요한 검사로 알려져 있다.
대한소화기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는 삼킴 곤란이 수 주 이상 지속되거나 체중 감소를 동반할 경우 위산 억제제 복용만으로 자가 관리하기보다는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증상만으로 스스로 판단해 약을 바꾸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진단이 늦어져 방치되면 식도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면서 음식물이 정체되는 거대식도로 진행할 수 있고, 역류된 내용물이 기도로 흡인되어 폐렴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오랜 기간 충분히 먹지 못해 영양 부족과 체중 감소가 뚜렷해지는 경우도 흔히 관찰된다.

정확한 원인 확인을 위한 정밀 검사가 중요 [그림=메디닉스DB]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약물치료는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내시경을 이용한 풍선 확장술, 괄약근 부위를 절개하는 수술적 근절개술, 최근에는 내시경으로 근육층을 절개하는 경구내시경근절개술 등이 시행되며, 환자 상태에 맞춰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삼킴 장애를 동반하는 만성 소화기 증상이 있을 경우 자가 진단이나 임의의 약물 복용보다 정확한 검사를 통한 원인 확인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증상을 방치할수록 식도 기능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평소 식사를 할 때는 음식을 잘게 잘라 천천히 씹고, 물을 자주 곁들이며 식후 바로 눕지 않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삼킴 곤란이 몇 주 이상 이어지거나 체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 역류성식도염 치료만 고집하지 말고 소화기내과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