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아프리카를 다녀온 뒤 갑작스러운 발열이나 근육통을 겪었다면 단순 몸살로 넘기기보다 여행력을 함께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청은 27일 아프리카 에볼라바이러스병 분디부교형의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선언 이후 100일 동안 민관이 함께 국내 유입에 대비해온 추진 경과와 대응 성과를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5월 17일 아프리카에서 확산 중인 에볼라바이러스병 분디부교형에 대해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을 선언한 바 있다. 이는 특정 감염병이 국경을 넘어 여러 국가로 번질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때 내려지는 조치로, 회원국들에 예방과 대응 체계 강화를 요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선언 직후부터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의료계, 검역당국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체계를 가동해왔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위기 대응은 특정 기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여러 주체가 정보를 공유하고 역할을 나누는 구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에볼라바이러스병은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의 체액에 직접 접촉했을 때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초기에는 발열과 두통, 근육통, 인후통 등 일반적인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후 구토와 설사, 출혈 경향 등이 동반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신속한 격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의심환자 발생 대비 격리병상 점검 현장 [그림=메디닉스DB]
이 기간 동안 공항과 항만 등 국경 검역 현장에서는 위험지역 방문 이력이 있는 입국자를 선별하기 위한 절차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발열 감시와 문진, 검역 정보 시스템 등을 통해 의심 사례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데 주력했다고 질병관리청은 밝혔다.
의료체계 측면에서는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격리병상과 진료 절차를 점검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됐다. 감염병 전담병원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혼선 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모의훈련과 매뉴얼 정비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청은 국민 대상 위기소통에도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감염병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서아프리카 방문 시 주의사항과 귀국 후 증상 발생 시 행동요령 등을 지속적으로 안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출국 전 감염병 예방수칙 확인하는 모습 [그림=메디닉스DB]
국제 협력 또한 100일간의 대응에서 중요한 축이었다. 국내 유입 대비는 국내 조치만으로 완결되지 않으며, 발생국의 상황과 국제기구의 대응 지침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국경 검역과 국내 의료대응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에볼라바이러스병 확진 사례가 보고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방역당국은 상황이 안정적으로 보인다고 해서 경계를 늦출 단계는 아니라며, 앞으로도 검역과 의료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반 국민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복잡하지 않다. 서아프리카 등 에볼라바이러스병 발생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출국 전 질병관리청 해외감염병 정보를 확인하고, 현지에서는 야생동물 접촉이나 감염 의심자와의 신체 접촉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귀국 후 21일 이내에 발열이나 근육통, 구토,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곧바로 의료기관을 방문하기보다 먼저 검역소나 보건소에 여행력을 알리고 안내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이는 본인의 신속한 치료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주변으로의 불필요한 노출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