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조용한 방에 누우면 귀에서 매미 소리나 삐- 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는 외부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데도 뇌가 소리를 만들어내는 이명 증상이다. 그동안 이명은 귀와 청각신경의 문제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연구는 청각기관이 아니라 뇌의 여러 회로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명은 단순히 귀가 나빠져서 생기는 증상이 아니라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청각신경에서 뇌로 전달되는 신호 자체는 문제가 없더라도, 뇌가 그 신호를 해석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상이 생기면 없는 소리를 계속 인지하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명을 청각 질환이 아니라 뇌 기능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기존에는 이명 환자에게 보청기를 착용하게 하거나 백색소음기로 이명 소리를 가리는 방식, 혹은 약물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 주로 쓰였다. 이런 접근은 일시적으로 불편함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이명 자체를 만들어내는 원인을 직접 다루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배경에서 주목받는 것이 뉴로피드백이다. 뉴로피드백은 뇌파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화면이나 소리로 보여주고, 환자가 스스로 특정한 뇌파 패턴을 조절하도록 훈련하는 방법이다. 원래는 주의력 문제나 불안, 수면장애 등을 다루는 데 활용돼 왔는데, 최근에는 이명 완화를 위한 시도로도 연구되고 있다.

뇌파를 확인하며 진행되는 뉴로피드백 훈련 장면 [그림=메디닉스DB]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청각을 담당하는 뇌 영역뿐 아니라, 감정과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변연계, 주의를 집중하거나 분산시키는 전두엽 회로다. 이명이 단순히 청각피질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런 회로들이 서로 얽혀 소리에 대한 과도한 주의와 불편감을 키운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등 관련 학회에 따르면 이명은 원인과 양상이 사람마다 달라 표준화된 치료법을 정하기 어려운 질환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청각계 중심 치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환자를 위해 뇌 회로를 겨냥한 보조적 접근을 함께 연구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로피드백을 활용한 이명 연구에서는 환자가 뇌파 훈련을 반복하면서 이명 소리에 대한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되거나, 이명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수면 방해가 줄어드는 경향이 관찰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다만 이런 결과는 아직 소규모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어, 효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한 평가도 함께 나온다.

수면 환경 관리도 이명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림=메디닉스DB]
전문가들은 뉴로피드백이 이명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치료법으로 확립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기기나 프로그램을 통해 섣불리 시도하기보다는, 이비인후과 등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필요한 경우에 한해 보조적 방법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이명이 있는 사람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관리도 중요하다. 카페인과 니코틴, 과도한 음주는 이명을 더 심하게 느끼게 할 수 있어 줄이는 것이 좋고,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조용한 환경에서 이명에만 집중하기보다 적당한 배경음을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명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한쪽 귀에서만 소리가 들리는 경우, 청력 저하나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방치하지 말고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뇌 회로를 겨냥한 새로운 접근법들이 연구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