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만 되면 유독 자신만 모기에 여러 군데 물렸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모기는 사람을 무작위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체취와 체온, 호흡 패턴 등 다양한 신호를 감지해 목표를 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흔히 말하는 모기 잘 물리는 체질이 존재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모기가 사람을 찾는 가장 중요한 단서는 호흡할 때 내뿜는 이산화탄소다. 모기는 수십 미터 밖에서도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후각 기관을 갖고 있어, 몸집이 크거나 신진대사가 활발해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사람일수록 표적이 되기 쉽다. 임산부나 체격이 큰 성인이 상대적으로 더 잘 물린다는 이야기도 여기서 비롯된다.
체온과 땀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운동이나 더위로 체온이 오르고 땀을 많이 흘리면 젖산과 암모니아 같은 물질이 피부 표면에 늘어나는데, 모기는 이런 화학 성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거나 운동 직후에는 모기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평소보다 높아질 수 있다.
피부에 서식하는 세균의 종류와 양도 모기가 사람을 선호하는 정도에 영향을 준다. 특정 세균이 만들어내는 냄새 성분이 모기를 유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발 냄새가 강한 사람이 발목 주변을 자주 물리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다만 세균 구성은 개인차가 커 일률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모기는 체취와 땀 성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림=메디닉스DB]
흔히 특정 혈액형이 모기에 잘 물린다는 속설이 널리 퍼져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과학적 근거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혈액형보다는 체취와 체온, 이산화탄소 배출량 같은 생리적 요인이 실제 모기 유인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주 후에는 체온이 오르고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이 피부로 배출되면서 모기에게 더 매력적인 표적이 될 수 있다. 임신부 역시 신진대사량이 늘고 체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모기에 더 자주 노출된다는 보고가 있다. 격렬한 운동 직후에도 이산화탄소 배출과 체온 상승이 겹쳐 물릴 확률이 높아진다.
옷 색깔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모기는 시각적으로도 대상을 탐색하는데, 검은색이나 짙은 남색처럼 어두운 색상의 옷을 입으면 밝은 색 옷을 입었을 때보다 눈에 잘 띄어 접근당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이 강한 향수나 화장품 역시 모기를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여름철 야외 활동 시에는 향이 약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여러 요인이 겹쳐 작용하다 보니 같은 자리에 있어도 유독 특정 사람만 집중적으로 물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다만 이런 체질적 특성은 타고나는 부분과 그날의 컨디션, 활동량 등 후천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긴 옷차림과 기피용품으로 모기를 예방할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모기를 피하려면 야외 활동 전 노출 부위에 모기 기피제를 바르고, 소매와 바지 길이가 긴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기피제를 사용할 때 제품에 표기된 사용 연령과 주의사항을 확인하고 얼굴이나 상처 부위에는 직접 뿌리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모기는 고인 물에서 알을 낳고 번식하므로 집 주변 화분 받침이나 배수구, 빈 용기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비워주는 것이 좋다. 방충망 상태를 점검하고 해 질 무렵부터 밤 사이에는 창문을 오래 열어두지 않는 것도 실내 유입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모기에 물린 뒤 가려움이 오래가거나 물린 부위가 크게 붓고 열감이 동반된다면 무리하게 긁지 말고 냉찜질로 가라앉히는 것이 우선이다. 물린 자리에 고름이 잡히거나 발열,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감염성 질환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지체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