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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을 간질이는 부드러운 향기, 분위기를 바꿔주는 은은한 불빛. 향초는 어느새 집 안을 채우는 필수 아이템이 됐다. 감정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용품으로 자리 잡은 향초는, 특히 코로나19 이후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그러나 이러한 향초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향초는 파라핀, 에센셜오일, 인공 향료, 심지(윅) 등 다양한 재료로 구성되는데, 이 중 일부는 연소 과정에서 초미세먼지,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의 유해물질을 배출한다. 특히 파라핀 왁스는 석유에서 정제된 부산물로, 불완전 연소 시 톨루엔과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방출한다. 이 성분들은 호흡기를 자극하거나 두통, 현기증,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유해물질이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실내에 축적될 수 있다는 점이다. 향초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가정일수록 실내 공기질이 점차 악화되며,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의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환경이 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반려동물은 체중당 흡입량이 많아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자연 성분을 강조한 ‘소이 캔들(콩기름 유래)’이나 ‘비즈왁스 캔들(벌꿀 유래)’ 역시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제품은 자연 향을 표방하면서도 실상은 합성향료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연소 시 여전히 미세한 그을음과 유기화합물이 발생한다. 특히 심지에 납 성분이 포함된 저가 제품은 연소 중 중금속이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외 여러 연구 결과에서도 향초 사용과 호흡기 증상 간의 연관성이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실내 공기 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향 제품을 언급하며, 가능하면 자연 환기를 우선으로 하고, 향 제품 사용은 최소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물론 향초를 완전히 금지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사용 시 주의할 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가능하면 자연 원료의 인증 제품을 선택하고, 한 번 사용할 때 1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연소 중에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 환기시켜야 하며, 밀폐된 공간에서는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려동물이 있는 경우에는 특히 더 신경 써야 하며,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연소 잔여물에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일상의 여유를 더하는 향초. 그러나 그 향기가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지 않으려면, 무작정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의 환경과 체질, 가족 구성원을 고려한 ‘선택적 사용’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향 뒤에 숨은 과학을 직시할 때, 진짜 건강한 휴식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