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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안에서 증식하는 바이러스, 면역치료 안 듣는 흑색종에 새 선택지

미 FDA 유전자변형 HSV-1 기반 종양용해 바이러스 가속승인…니볼루맙 병용 임상서 객관적 반응률 24%

메디닉스 정동현기자|입력 |조회 0
암세포 안에서 증식하는 바이러스, 면역치료 안 듣는 흑색종에 새 선택지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기존 면역항암제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진행성 흑색종 환자를 위해 암세포 안에서 증식하도록 설계된 유전자변형 바이러스 치료제가 미국에서 새로운 선택지로 승인됐다. 미국 식품의약국 FDA는 8월 6일 유전자변형 종양용해 바이러스 치료제 투드리케브를 니볼루맙과 병용하는 방식으로 가속승인했다.

허가 대상은 수술로 제거할 수 없는 진행성 피부 흑색종 성인 환자 가운데 PD-1 차단항체 기반 치료를 받았음에도 암이 진행한 경우다. PD-1 억제제는 면역계를 활용해 암을 공격하도록 돕는 대표적인 면역항암 전략이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처음부터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치료 과정에서 암이 다시 진행할 수 있다. FDA는 이러한 환자군의 제한된 치료 선택지를 이번 승인 배경으로 제시했다.

투드리케브는 헤르페스바이러스 1형 HSV-1을 유전적으로 변형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감염시키고 종양 안에서 증식하도록 설계된 종양용해 바이러스 치료제다. 바이러스가 암세포 안에서 증식한 뒤 세포를 파괴하는 동시에 면역계가 암을 다시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항종양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니볼루맙과 함께 사용하면 이전에 PD-1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에서 면역반응을 다시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치료제는 종양 부위에 직접 주사한다. FDA 자료에 따르면 2주 간격으로 연속 8회 종양 안에 투여하며 첫 투여에는 낮은 농도를 사용하고 이후에는 높은 농도로 투여한다. 니볼루맙은 치료 3주차부터 정맥으로 투여된다.

가속승인의 근거가 된 다국가 단일군 임상시험에는 이전 PD-1 기반 치료 후 진행한 절제불가능 3B기, 3C기 또는 4기 흑색종 성인 140명이 등록됐다. 효과 평가가 가능했던 91명 가운데 객관적 반응률은 24%였고, 반응이 확인된 환자의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은 14.1개월이었다. 환자 네 명 가운데 약 한 명에서 객관적인 종양 반응이 확인된 셈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치료효과가 나타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안전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임상에서는 피로와 발열, 감염, 오한, 근골격계 통증, 오심, 설사, 주사부위 반응, 두통 등이 보고됐다. 특히 치료에 사용되는 바이러스가 헤르페스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헤르페스 감염이 발생하거나 재활성화될 가능성, 가까운 접촉자에게 치료용 바이러스가 우발적으로 전파될 위험도 주요 안전성 주의사항에 포함됐다.

이번 결정은 미국 FDA의 가속승인으로 국내 허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또 객관적 반응률과 반응 지속기간을 근거로 한 가속승인이기 때문에 환자의 실제 임상적 이익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FDA는 제조사에 승인 후 확증시험을 실시하도록 요구했으며, 향후 임상적 이익이 확인되는지에 따라 지속 승인 여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암 치료에서 바이러스는 감염을 일으키는 대상으로만 연구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번 승인은 기존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진행성 흑색종에서 종양용해 바이러스와 면역항암제를 결합하는 전략이 실제 허가 단계까지 진입했다는 점에서 제약·바이오 분야의 새로운 치료 흐름으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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