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내려 짐을 찾다 갑자기 숨이 가빠지고 가슴이 답답해진 경험이 있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기 어렵다. 오래 앉아 있다 갑자기 움직인 뒤 나타나는 흉통과 호흡곤란은 다리부종보다 폐색전증을 먼저 떠올려야 하는 신호일 수 있다.
폐색전증은 다리나 골반 정맥에서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해 폐동맥을 막는 상태를 말한다. 폐로 가는 혈관이 갑자기 막히면 산소 공급이 급격히 줄어 호흡곤란과 흉통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비행기나 버스, 기차에서 네 시간 이상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으면 종아리 정맥의 혈류 속도가 느려진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정맥 안에서 혈전이 만들어지기 쉬워지며, 이를 흔히 심부정맥혈전증이라 부른다.
문제는 이 혈전이 오래 앉아 있는 동안이 아니라 자리에서 일어나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할 때 떨어져 나가 폐로 향할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다. 착륙 후 짐을 들고 서둘러 이동하는 순간이 특히 위험한 이유다.

장시간 이동 중 다리를 자주 움직이는 습관이 필요 [그림=메디닉스DB]
폐색전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갑작스러운 숨참과 숨을 들이쉴 때 심해지는 가슴 통증이다. 맥박이 빨라지고 마른기침이 동반되기도 하며, 혈전이 크면 어지럼증이나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장거리 이동 뒤 이상 증상을 다리부종이나 근육통 정도로 여기고 넘어가지만, 폐색전증은 다리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슴과 호흡기 증상에 더 무게를 둬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