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라면 한여름 소파나 카펫 위에 뭉쳐진 헤어볼을 발견하고 놀란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고양이는 더위 속에서 체온을 낮추기 위해 침으로 몸을 축이는 그루밍을 평소보다 훨씬 자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빠진 털을 함께 삼키는 양도 늘어난다.
고양이 혀에는 미세한 갈고리 모양의 돌기가 촘촘히 나 있어 털을 손질할 때 빠진 털이 혀에 걸려 자연스럽게 목 안으로 넘어간다. 소량의 털은 소화관을 그대로 통과해 대변으로 배출되지만, 삼키는 양이 많아지면 위 속에서 서로 엉겨 붙어 덩어리를 형성하게 된다.
여름철에는 계절적인 털갈이까지 겹치면서 빠지는 털의 양 자체가 늘어난다. 여기에 무더위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지루함을 느낀 고양이가 그루밍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경우도 있어, 평소보다 헤어볼 형성 위험이 더 커지는 시기로 볼 수 있다.
헤어볼이 위 속에 오래 머물면 식욕이 줄고 구토 시도가 잦아지며, 실제로는 아무것도 게워내지 못한 채 헛구역질만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위 점막에 자극을 주거나 소화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헤어볼로 인한 구토가 반복되면 진료가 필요하다 [그림=메디닉스DB]
드물게는 헤어볼이 위를 지나 장까지 이동한 뒤 장관을 막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심한 복통과 함께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기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방치하면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반려묘가 평소와 다르게 하루에도 여러 번 헛구역질을 하거나, 며칠째 식욕이 없고 배변 활동이 뜸해졌다면 단순한 헤어볼 문제가 아닐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런 증상이 이틀 이상 이어지면 자가 판단보다 진료를 통한 확인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