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현장에서 후보물질 하나를 찾아내는 데 통상 수년이 걸리던 초기 탐색 단계가 인공지능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 덕분에 크게 짧아지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이 표적 단백질에 어떻게 결합하는지 미리 컴퓨터로 계산해 볼 수 있게 되면서, 실험실에서 일일이 화합물을 합성하고 검증하던 시간이 줄어드는 추세다.
신약 개발의 첫 단계는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의 입체 구조를 파악하는 일이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이어진 뒤 복잡하게 접혀 특정 모양을 이루는데, 이 모양에 맞는 화합물을 찾아야 약효를 낼 수 있다.
기존에는 엑스선 결정학이나 저온전자현미경 같은 실험 기법으로 단백질 구조를 확인해왔는데, 하나의 구조를 밝히는 데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결정화가 잘 되지 않는 단백질은 아예 구조 확인이 불가능하기도 했다.
최근 딥러닝 기반 구조 예측 모델은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 정보만으로도 입체 구조를 상당히 높은 정확도로 계산해낸다. 연구자들은 이를 활용해 실험 없이도 후보 단백질의 형태를 먼저 확인하고 신약 설계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됐다.

컴퓨터 계산으로 단백질 구조를 미리 확인하는 과정 [그림=메디닉스DB]
이렇게 예측된 구조를 바탕으로 수만에서 수십만 종의 화합물을 컴퓨터 안에서 미리 결합시켜보는 가상 스크리닝이 활발해지고 있다. 결합 가능성이 높은 후보만 추려 실제 실험으로 넘기면 되기 때문에 초기 탐색 단계의 시행착오가 줄어든다.
제약업계와 학계는 이 기술을 활용해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후보물질 발굴 속도를 높이려 시도하고 있다. 특히 표적 단백질 구조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질환에서 새로운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